용산구는 최근 경사가 겹쳤다.

오는 2003년 용산 가족공원내에 국립중앙박물관이 들어서게 되는가
하면 이태원이 정부에 의해 관광특구로 곧 지정된다.

각종 여론기관에서 조사한 자치단체평가에서도 전국 자치구중 가장
살기좋은 곳 베스트5에 들었다.

"부도심으로만 맴돌던 용산은 2000년대에는 도심 중심지로 부상할
것입니다.

국립박물관이 자리잡게 되면 21세기 겨레의 정신문화를 이끄는 곳이
되리라 봅니다"

김정식 용산구청 문화공보과장의 얘기다.

서울시 면적의 2.5%를 차지하는 용산구.

20개동에 26만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곳은 57개국 87개 공관이 있고
미군기지도 들어서있는 만큼 서울속의 외국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용산구의 문화정책은 그러나 국제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문화유산의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사의 고장인 만큼 문화만은 전통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우선 올해부터 99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효창공원 (사적 330호)을
새롭게 단장한다.

공원의 돌담과 가로등을 정비하고 소나무 6백그루를 심고 이공원에
묻혀있는 김구 이동녕 차이석 조성환 등의 임정요인,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독립의사의 묘등 선열묘역을 정돈한다.

이 사업은 시에서도 적극 관심을 보여 시비 14억원을 지원했다.

또 향토 문화의 산실인 용산문화원을 원효로 백송 (천연기념물 6호)이
자리한 원효로4가에 세운다.

향토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차원에서
만드는 것.

지상 2층, 연건평 1백57평 규모로 8월말 설계를 끝내고 올해중에 완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보광동의 김유신 장군사당 등 중요문화재에 대해 전자경비
용역관리를 통한 도난방지시스템을 지난해 도입했으며 동빙고부군당
서빙고부군당 등 8개 부군당 (신령을 모시고 위하던 집)의 동제행사도
활성화한다.

매년 음력 10월1일부터 5일간에 걸쳐 열리는 용산구의 대표적인
문화예술행사인 남이장군 대제도 구차원에서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을
전개하며 향토문화편람 등을 발간하는 등 역사자료도 정리할 계획이다.

물론 주민의 문화향수욕구를 채우는 작업도 다각도로 펼친다.

우선 용산구와 국제 자매결연을 맺고있는 중국 북경시 선무구 잡기단을
초청, 올해 10월9~11일 3일간 용산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서커스를 공연한다.

용산구 어머니합창단도 대폭 보강, 구가 주최하는 각종 문화행사에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숙대입구역에서 효창공원 입구까지를 용산 문화의 거리로 조성해 각종
이벤트도 벌인다.

지난 4월에는 청파2동 용문동 등 관내 동풍물패와 숙명여대 풍물패들이
함께 모여 풍물놀이 공연을 벌이기도 했다.

용산지역거주 미술인의 잔치인 용산미술인 초대전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용산구는 이밖에 이태원의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이곳을 문화관광상가로
꾸며 지구촌특산물 전문상가와 외국인상가, 전통 공예전문상가거리 등을
조성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우리고유의 멋을 소개할 계획이다.

관광특구 예정지는 이태원입구에서 한남2동사무소간 1.4km 구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