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다 걸어 죽는 곳에 이르기까지
나는 으떤 모양 하나 가질 수 있을까.
꺽이지 않으려는 의지는 저렇게 바위가 되고
외치고 싶은 말은 하늘 향해 나무가 되었으나
생각할수록 한평생 견딜 일 쉽지 않겠다.
가다간 생각 놓고 핀 뭉게구름처럼
부푼 노래 메 마디 부르기는 했어도
어제 분 바람과 오늘 오른 해가 이렇게 달라.

이기지 못할 일 두려워할 일 따져보면 으ㅄ+어
그냥저냥 그것들과 어울릴 것이지만
동여맨 핏줄과 인연만큼은 너무 무겁고 아파라.
끝끝내 견딘 의지는 떠올라 종다리 되고
더러는 솔새 되어 꿈꺼정 아기자기한데
나는 가파른 이 길 어디로 내려간 다음에야
저렇게 태연자약한 망초꽃 한 개 될까.

시집 "어머니"에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