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입어보고 사야 한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브랜드를 신뢰, 실제 제품을 보지 않고 색상과 사이즈만 지정한 뒤
옷을 구입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런 현상의 일등공신은 통신판매와 인터넷
판매다.

인터넷이 젊은층의 정보창구로 힘을 얻기 시작한 1~2년새 패션업체들
사이에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홈페이지를 만든 패션업체는 신원(대표 김주동) 지브이(대표 이형식)
대하(대표 조학수) 성도섬유(대표 최형석)등.

신원과 대하 코너는 회사와 브랜드 소개에 그치고 있지만 지브이는
패션관련 퀴즈를 마련해 보다 많은 관심을 유도했다.

성도섬유는 단순한 안내수준을 넘어 인터넷을 판매창구로 활용하는
경우.

이곳은 이달 1일부터 인터넷에 티셔츠 전문매장 "T-shirt Republic"을
열고 자사제품과 수입품을 비롯한 티셔츠 50여 스타일을 내놨다.

"주문 코너"도 마련해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3~15일 사이에
1장부터 1만여장까지 원하는 수량만큼 주문할수 있도록 했다.

지브이 판촉실의 정은주씨는 "최신문화를 빨리 흡수하는 감각지향적인
젊은층이 주고객이기 때문에 인터넷 창구개설이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를 통한 판매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판매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 통신판매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프리맨즈" "트루아 스위스" 등 2~3년전부터 활동중인 외국계 통신판매
업체들이 대표적인 경우.

이 두 회사는 전체상품중 의류의 비중이 70~80%에 이른다.

트루아 스위스의 박은정씨는 "초기에는 "옷은 입어봐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고전했지만 요즘엔 아동복 캐주얼 홈웨어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꾸벨레" "두산 오토" 등의 회사도 통신판매를 준비중이다.

두산 오토는 두산그룹과 독일 오토 베르전트의 합작회사로 오는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며 역시 패션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이들은 PB브랜드를 개발,비교적 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판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관계자들은 96년 미국의 인터넷판매 순위에서 컴퓨터에 이어 캐주얼
의류가 2위를 차지한 점을 들어 인터넷이나 통신판매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의류의 인터넷및 통신판매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터넷코너 개설업체는 젊은층을 위한 캐주얼브랜드에 국한돼 있으며
통신판매를 통해 팔리는 옷 또한 캐주얼과 아동복등 비교적 부담없이 살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

의류의 인터넷.통신 판매 성공여부는 정확한 정보 전달및 다양한
브랜드와 디자인 소개에 달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