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수스토리(SKC)

강철수의 만화 "밤사쿠라"가 원작인 코미디.

대학을 졸업한 지 3년이 넘도록 취직을 못하는 달호.

어디를 가나 구박덩어리 신세인 그를 감싸주는 사람은 애인 지연뿐.

달호는 16mm 에로비디오 출연,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막노동 등
이것저것 해보지만 여자만 보면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해 번번이 사고를
친다.

달호역의 박중현이 짓는 어리벙벙한 표정과 코믹전문 배우 권용운의
우스꽝스러운 러브신이 웃기지만 함량미달의 시나리오와 연출은 실망스럽다.

정준섭 감독.

<> 로미오와 줄리엣(폭스)

16세기 영국문학의 최고봉인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90년대 MTV식의
뮤직드라마로 부활했다.

"댄싱 히어로"의 바즈 루어만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언어와 원작의
줄거리를 살리면서 현란한 영상, 빠른 전개, 랩과 록음악을 결합시켜 젊은
감각의 액션영화를 만들어 냈다.

베로나의 해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정열적이고 난폭한 또 하나의
세상에서 스포츠카와 기관총이 난무하고 최신식 경찰헬기가 로미오를
추격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감성을 발휘, 로미오의
고뇌와 외로움을 훌륭히 표현했다.

국내개봉시 영화가 보여준 새로운 영상미학과 독특한 색채에 대한 젊은
층의 호응이 위대한 고전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압도했다.


<> 살인재판(드림박스)

데미 무어 주연의 "쥬어러"와 소재 상황이 비슷한 법정스릴러.

7살짜리 아들을 키우며 혼자 살아가는 젊은 이혼녀 발레리는 마피아 보스
파이론의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수락한다.

정직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발레리는 무죄판결을 받으려는
마피아 보스의 음모에 휘말려 위험에 빠진다.

조안 월리 킬머, 가브리엘 번, 윌리엄 허트, 아만드 아산테 등 개성파
배우들이 열연한다.

나중에 만들어진 "쥬어러"에 비해 주연들의 연기, 이야기 전개가 훨씬
탄탄하다.

"칵테일"의 헤이우드 굴드 감독.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