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부각시키려면 카탈로그를 바꿔라"

시즌마다 새 카탈로그를 만드는 것은 패션업체의 오랜 관행이지만 최근
10대후반~20대초반을 위한 캐주얼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률적이던 카탈로그의
모양과 전달방식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사진.

옷이 잘 보이도록 포즈를 취한 모델의 정면사진 대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옷은 겨우 소매자락만 내놓은 이미지사진을 사용하는가 하면 아예
사람은 간곳 없이 생선이나 양동이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형태 또한 전통적인 타블로이드판이나 A4용지판 대신 엽서나 길쭉한
직사각형 원형 등으로 다양해지고 경우에 따라 재생지가 이용되기도 한다.

튀는 카탈로그로 널리 알려진 곳은 태승트레이딩.

팔딱거리는 은빛 생선이나 막다른 골목앞에 선 남자모습아래 "이것은
닉스의 0번째 광고입니다"하는 문구만 놓인 사진은 기존틀을 깬 것이었다.

스프링노트와 접착식노트를 절반식 합한 모양, 노트 중앙에 마분지를
끼워넣은 것등 형태또한 특이하다.

추동카탈로그 3종을 모두 재생지로 만든 것도 이색적이다.

(주)화림"오조크" 또한 특색있는 카탈로그로 유명하다.

여기서는 매장용 엽서 5만부와 DM용 타블로이드판 5천부를 함께
제작한다.

올 추동제품 카탈로그는 50 길이 마분지로 만든 원통형 가방에 넣어줄
계획.

(주)진도 "마리끌레르"도 B4용지 크기 5천부와 엽서크기 1만부를 함께
만든다.

B4크기는 매장용, 엽서크기는 DM용이다.

물론 흐름과 정반대의 사진을 찍는 곳도 있다.

"베이직 진"의 (주)지브이는 클라우디아 시퍼, 나디아 아우어만 등
빅모델을 기용하면서 이들의 유명세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모델과 옷을
부각시키는 "정석"사진을 찍었다.

(주)진도도 초기에 분위기연출에 치중한 사진을 찍다가 "유명모델을
기용하고 그들의 얼굴을 알리는게 홍보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선명한 옷사진으로 선회했다.

각 업체의 카탈로그 제작비는 시즌당 5천만~1억원선.

비용은 기획료 사진작가비 헤어.메이크업비 인쇄비로 구성되며 해외에서
유명 사진작가를 기용해 제작할 경우 국내에서보다 1천5백만~2천만원
더올라간다.

최근 카탈로그 수량은 줄고 있지만(ex. "닉스" 3만부에서 1만부로 감축)
내용은 고급화돼 비용은 예전과 같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