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의 미국수출 1호가 될 "명성황후 (Musical The Last
Empress)"가 마침내 최종진용을 갖추고 브로드웨이를 향해 닻을 올렸다.

극단 에이콤 (대표 윤호진)은 7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미국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와 정식 대관계약을 체결, 8월15일~24일 총 12회의 뉴욕공연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문화체육부 후원.

국내 뮤지컬이 미국 브로드웨이무대를 대관, 현지 뮤지컬과 나란히 관객
동원경쟁을 벌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한국 뮤지컬 수출1호"인 동시에 비영어권 국가 뮤지컬의 브로드웨이
입성 첫케이스다.

이문열 원작 "여우사냥"을 각색한 뮤지컬 "명성황후" (연출 윤호진 작곡
김희갑)는 95년 초연, 96년 앵콜무대까지 관객 10만명을 동원한 화제작.

당시엔 윤석화씨가 주연이었다.

캐스팅이 문제가 됐던 명성황후역은 해외에서 활동중인 소프라노
김원정씨(33)와 메조소프라노 이태원씨(31)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미국 줄리어드음대 출신.

김씨는 이탈리아, 한국, 미국 등을 오가며 활동중인 성악가.

"지난해 명성황후 공연을 보고 꼭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캐스팅된데
기쁨을 나타냈다.

이씨는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왕과나"에서 왕비
티엥역으로 출연중인 재미교포 뮤지컬배우.

"명성황후" 공연에 대해 듣고 고국에서 만든 뮤지컬무대에 서고 싶어
직접 출연의사를 표명했다.

이씨는 "코러스 수준이 상당하다"며 "우리 실력을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바리톤 이재환 (대원군) 유희성 (고종) 김성기 (미우라)
김민수 (홍계훈)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뉴욕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 반주, 아리아 보강 등 음악부문을 보완하고
무당을 등장시켜 대원군과 명성황후의 갈등을 구체화하는 등 부분적으로
작품을 수정했다.

윤대표는 "스케일이나 극적인 긴장감 등에서 다른 브로드웨이 작품에
뒤질 것이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15억원에 달하는 제작비.

극단측은 평균 입장료를 40달러로 정해 1만5천명 정도만 동원하면
수지를 맞출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배우와 스텝이 개런티를 받지 않는 상황인 만큼 기업과 단체의
후원이 아쉬운 것이 사실.

한편 윤대표는 이번 공연에 미국 프로덕션들이 관심을 기울이면
"명성황후"의 영역판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