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오롱의 패션산업 기조는 고급화와 국제화입니다.

40년간 쌓아온 섬유관련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해 한단계 높은 고급제품을
생산하고 우리 디자이너의 성장과 해외시장 진출을 돕겠습니다.

필요하면 해외 유망디자이너의 사업도 도울 작정입니다"

(주)코오롱의 구광시 사장이 전하는 회사의 당면과제는 국내 대표적인
섬유업체라는 명성을 고급패션업체로 잇는 것이다.

코오롱은 57년 합성섬유 생산업체로 출발해 이 분야 선두주자로
활약해오다 90년대중반부터 패션 의학기기 캐릭터산업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패션추진팀이 생긴 것은 96년3월.

그룹내 코오롱상사가 대중적인 내셔널브랜드("벨라" "파지오"등)를
다룬다면 (주)코오롱은 국내 디자이너 육성과 세계적 브랜드 도입에
치중한다.

이를 위해 96년4월부터 미국의 중견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 제품을
직수입하고 같은해 9월에는 국내디자이너 김영주씨의 "파라오"를 인수했다.

프랑스의 고급 남성정장 "프란체스코 스말토"도 직수입하고 있다.

8월부터는 프랑스의 아동복 "익스"와 미국 캐주얼 "마씨모"의 라이선스
제품을 내놓는다.

파라오는 올 6월부터 대표디자이너가 김영주씨에서 김민수씨로 바뀌었다.

현재 "프란체스코 스말토"의 캐주얼제품 라이선스 생산을 계획하고
본사와 협의중이다.

"한때 섬유가 사양품목이라고들 얘기할 때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섬유와 패션을 분리한 데서 나온 생각이죠.

하지만 고도의 섬유생산 기술은 고급패션과 직결됩니다.

일본에서도 우수 섬유회사가 패션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급소재 생산의 대명사 이탈리아가 패션대국인 점도 유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코오롱은 앞으로 규모확대보다 한국패션의 수준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사장은 68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했으며 텍스타일 사업본부장과 계열사
사장을 거쳐 95년부터 (주)코오롱 대표로 재직중이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