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스타가 각자 가지고 있는 스타성을 발휘하며 반짝반짝 빛날 때
사람들은 감탄하고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스타가 너무 멀리서 빛나기를 원치 않는다.

때로는 스타의 꾸미지 않는 모습,보통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보면서 자신과 공통분모를 찾거나 친근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스타로서도 자신에 대한 환상이 지나치게 파괴되지 않는 범위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내비치는 것에 별로 주저하지 않는다.

스타성에 플러스알파가 되기 때문에.

이같은 측면의 상품성을 놓칠리 없는 TV는 스타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을 많이 내놓는다.

MBCTV "김국진의 스타다큐" (월요일 오후 7시30분~8시25분).

프로그램 제목만 봐서는 개그맨 김국진의 원맨쇼가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실체는 스타판 "인간시대"다.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스타의 한 측면을 부각시켜 쇼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스타의 라이프스토리를 다큐의 진지함을 가지고
깊이있게 접근한다.

이번주 스타다큐의 주인공은 가수 인순이.

다큐는 지난 4월5일 인순이의 40번째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모여 조촐한
파티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가족들은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를 주고받고 어린 딸 세인이는 아장아장
걸으며 재롱을 부린다.

이어 화면엔 인순이가 콘서트장에서 열창하고 각종 행사에 초청돼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이 나온다.

화목한 가정과 화려한 연예활동등 현재의 행복을 보여준 다음엔 과거의
뒤안길이 뒤따른다.

어린 시절 남들과 다른 외모때문에 놀림받던 것, 사회에 나와
혼혈인으로서 겪은 고초, 결혼하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과정 등등.

그동안 TV에서 인순이의 인간승리의 삶은 자주 소개돼 진부하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내용은 감동적이었다.

특히 인순이가 지금까지 살아온 여정을 표현하는듯한 노래를 열창하는
장면으로 끝맺은 것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요즘 한창 빛을 발하는 스타 김국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김국진은
장기간에 걸쳐 사전제작한 다큐필름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브릿지역할
이상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제작진은 김국진을 좋아하는 팬들이 보고 실망하지 않을 만큼
그가 스타성을 적절히 발휘하도록 배려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