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등이 발표하는 신도수를 합하면 우리 국민수를
훨씬 넘어선다.

종교의 종류는 직업의 수보다도 많다고 한다.

이른바 한국은 종교 천국인 셈이다.

이처럼 국민 모두가 종교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종교문화 일반에 대해서는 모호하고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진홍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열린 마음으로 종교문화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그가 보기엔 한국의 종교는 자연과 특히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초월적 존재를 상정하는 종교의 일반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한국종교에는
자연이 깊숙이 침투해 있다.

따라서 한국종교는 은밀함과 신비스런 체험에 그치지 않고 나날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자연을 담은 초월적 실재를 "하늘"로, 실존이 고백하는 믿음의
형상을 "순수"로, 초월존재와 실존이 어우러지는 우리 종교문화의 현실을
"상상"이라는 말로 각각 표현했다.

(정진홍 저, 강, 1만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