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서양화가 김흥수(78)화백이 27일~7월11일 서울 중구 정동
조선일보미술관(724-6328)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끊임없는 탐구열과 진지한 성찰로 동양적 직관의 세계를 표현해온 김씨는
음과 양의 상반된 요소를 하나의 체계로 조화시키는 "조형주의(하머니즘)
미술"로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주목을 받아온 작가.

추상과 구상,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심상을 조화시켜
나아가는 "조형주의미술"작업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는
시기별 대표작 20여점을 내놓았다.

주요 출품작은 지난 73년작 "꿈", 88년작 "인생은 어디서와 어디로
가는가"와 최근에 제작한 1천5백호짜리 대작 "미의 심판"등.

특히 "미의 심판"은 김씨가 50년이상 그려온 여성누드화의 완결편.

길이 남을 만한 역작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2년6개월여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그동안 스케치한 1백여명이상의 누드 모델가운데 17명을 골라
가로 7백10m, 세로 2백50cm의 대형화면에 담았다.

김씨는 자신의 독창적인 화풍인 하머니즘작업이 해외미술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프랑스 뤽상부르미술관, 러시아 푸쉬긴미술관및 에르미타주
미술관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김씨는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들이 명실상부한 자신의 대표작이라며 "이번
초대전이 그동안 해외보다 국내에서 오히려 덜 평가된 자신의 하머니즘
작업이 제대로 조명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