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외설인가.

성에 대한 직설적 표현은 언제까지 금기시될 것인가.

성을 직접적으로 다뤘다고 해서 미국에서도 개봉 당시 논란을 불러
일으킨 2편의 영화가 7월에 국내관객을 만난다.

"플레이보이"보다도 노골적인 사진들을 게재해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외설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래리 플린트"와 양부에 의한 어린이 성폭행을 다룬 "돈 크라이 마미"가
그것.

전자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성에 대한 도덕적 단죄를 반대한다면
후자는 무분별한 성 표현의 범람으로 인한 윤리 실종과 그 가공할 결과를
내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내게 거짓말을 해봐"출간이 작가 장정일씨의 구속사태로
비화되고 어린이및 유아에 대한 성추행이 사회문제화되는 시점이어서
적지 않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래리 플린트"는 올리버 스톤 제작, 밀로스 포먼 감독 작품으로
97년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 97년 골든글로브 감독및 각본상 등 5개
영화상을 석권했다.

토플리스 바 "허슬러클럽"을 운영하던 청년 플린트 (우디 해럴슨)는
저조한 영업을 되살리려 댄서들의 반라사진을 담은 소식지를 낸다.

1년만에 월간지로 전환된 이 책자는 재클린 오나시스의 나체사진을 싣는
식의 종횡무진 운영덕에 발행부수 2백만부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른다.

그러나 성공할수록 종교계및 시민단체의 반발은 거세지고 플린트는
음란물 간행죄로 고소돼 20여년동안 끊임없이 법정을 드나든다.

수많은 외설물 간행자 가운데 플린트를 돋보이게 한 점은 무모할 정도로
도발적인 그의 태도.그는 "살인은 불법이지만 그것을 촬영해 뉴스위크에
실으면 퓰리처상을 받는다.

섹스는 합법인데 왜 그 사진을 잡지에 실으면 감옥에 가느냐"며 거세게
항변한다.

8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성조기로 만든 팬티를 입고 유세에
나서는 등 그의 기행에는 끝이 없다.

마침내 그는 과격한 반대론자의 총에 맞아 하반신 불구가 되지만 미국
법원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인정받으면서 승리한다.

7월12일 코아아트홀 개봉.

"돈 크라이 마미"는 배우 안젤리카 휴스턴의 감독 데뷔작으로 7세
소녀가 양부에게 당하는 폭행과 이어진 성폭행, 그리고 엄마와의 결별을
담았다.

본 (지나 말론)은 엄마 애니 (제니퍼 제이슨 리)의 재혼 후 양부와 함께
살게 된다.

애니에게 거의 병적으로 집착하는 양부는 처음부터 이유없이 본을
미워하고 폭행을 서슴치 않더니 언제부턴가 성폭행을 시작한다.

여성감독 휴스턴은 성폭행의 본질은 사랑이 아니라 증오라는 사실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냉정하게 밝혀냈다.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 알려진 뒤 엄마의 태도.애니는 딸이 아닌 남편을
택해 아이를 외가에 데려다 놓고 떠난다.

7월26일 개봉 예정.

노골적인 신체노출과 성폭행장면 때문에 두작품 모두 연소자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