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 최동열씨(46)가 25일~7월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샘터화랑(514
-5122)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1974년 미국무부 초청으로 뉴저지주립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정씨는 이후
문학으로 전향, 시를 쓰기도 했던 특이한 이력의 작가.

80년대부터 세계미술의 중심지인 뉴욕과 뉴올리언스에서 10여차례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특유의 구도적인 작품세계를 펼쳐 현지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국내전에서 선보일 작품은 ''동자의 꿈''과 ''침실'' 시리즈 30여점.

1백~2백호짜리 대작과 과슈작품.

"출품작들은 오랫동안 미국생활을 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조국의
혼을 찾아보려고 시도한 것들"이라고 소개한 최씨는 특히 침실시리즈의 경우
멕시코 유카탄반도 정글 깊숙이 들어가 작업할 때의 경험을 어린시절의
기억과 연결시킨 작품이라고 밝혔다.

침실시리즈는 강렬한 원색과 대담한 선처리, 과감한 공간분할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을 격조 높게 처리한 작품.

최씨는 "훤히 들여다보이는 원주민들의 안방을 쳐다보면서 화장대와 옷장,
방바닥에 널려 있는 치마저고리, 요와 이불 등 정물과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등 어린시절 보았던 정겨운 모습들을 연관시켜 본 재미있는 발상의 작품"
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철학성을 찾기보다는 가슴속에 드리워져 있던 고향에 대한 서정을
솔직담백하게 나타내고자 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전에 이어 워싱턴 뉴욕 시애틀 순회전을 가질 예정.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