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호(SKC)

홍콩의 경찰특수부대인 "비호"를 소재로 해서 만든 하드 액션물.

"성룡의 선더볼트"로 주가를 높인 진가상감독이 투박하고 사실감있는
액션을 어둡고 질박한 화면에 담아낸다.

아시아 마약조직의 큰 손인 아이스 퀸이 홍콩에서 일을 벌일 기미가
보이자 비호부대는 홍콩세관과 합동수사에 들어간다.

비호부대는 아이스 퀸의 아지트를 급습하지만 정체모를 무리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추격전에서 참패한다.

침울한 비호부대원들에게 미 해병부대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정보가
들어온다.

구성이 짜임새있고 합법적 살인을 직업으로 삼는 부대원의 고뇌가 제법
진지하게 묘사된다.

"열화전차"로 데뷔한 신인 양영기가 풋풋한 매력을 발산한다.


<> 조지왕의 광기(새한)

18세기말 영국왕실.

30년째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조지왕이 갑자기 미쳐버린다.

조지왕의 광기가 더해갈수록 아버지로부터 구박만 받던 황태자는 섭정권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들을 끌어들인다.

의회는 조지왕과 황태자편으로 나뉘어 싸움을 벌이고 노회한 정치인들은
조지왕의 상태에 따라 조변석개한다.

뮤지컬"미스 사이공"을 연출한 니콜라스 히트너는 1788년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정치와 그 속에 얽힌 인간군상들을 신랄하게 풍자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떨어진다.

영국의 정통파연기자 나이젤 호돈(조지왕)과 헬렌 미렌(왕비)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수작.

<> 보거스(드림박스)

"신의 아그네스" "밤의 열기속으로" "지붕위의 바이올린" "문스트럭"의
거장 노먼 주이슨 감독이 들려주는 사랑과 우정의 동화.

엄마를 잃은 어린아이 앨버트(헤일리 조엘 오스먼드)의 애틋한 방황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앨버트의 수호천사인 거대한 몸집의 천사 보거스역에 프랑스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유, 일밖에 모르는 앨버트의 양이모역에 우피 골드버그를
기용, "부조화의 조화"를 노렸지만 잘 융화되지 않고 겉돈다.

노장이 인도하는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동심의 세계에 쉽게 이끌려지지
않는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