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세계 도처의 다양한 정보를 집안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최신정보를,전파를 통해 여러종류의 위성방송과 케이블TV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뉴스 스포츠 교육 교양 다큐멘터리 음악 오락 영화 여성
홈쇼핑 어린이 바둑 만화 문화 교통관광 종교 등 30여개의 채널이 방송되고
있다.

미술품도 예외는 아니다.

미술품은 대개 화랑을 방문해야 구입이 가능했다.

화랑에서는 대개 기획 위주의 전시를 하며, 소속작가와 몇몇 작가들의
작품을 대형 위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현재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는 가정에서 구입하여 소장하기 좋은
중소형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TV갤러리는 여러 신진 중견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작가소개와 함께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랑의 전시작은 추상계열이 많은데 비해 TV갤러리에서는 구상작품의
편안하고 안정된 작품을 선호한다.

작품의 가격은 크기에 관계없이 작품성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나
국내에서는 아직 호수에 따라 가격을 정하다 보니 소품의 경우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품이라도 작가는 열의를 다해 제작하며 소품이라서 쉽고 간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압축하여 표현해야 하므로 더욱 어렵고 힘든 것이다.

대가들의 작품은 보통 비싸게 거래되어 일반인들이 구입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기회를 통해 대가들의 작품도 소장할 수 있다.

이런 작품은 대개 TV갤러리를 위해 특별히 주문된 것이기도 하다.

또 TV갤러리의 경우 전국적으로 방송됨에 따라 원화가 여러장 필요하게
된다.

판화를 통해 여러점의 원화를 제작할 수 있다.

판화는 작가가 직접 제작하면 더욱 소중하지만 공방에서 제작해도 화가가
직접 그리고 색상을 골라 만들기 때문에 작가의 사인이 있는 경우 신뢰할 수
있다.

또한 캔버스의 유화나 아크릴릭보다 한국의 종이작품은 훨씬 질기고
우수해 천년 이상 보관이 가능한데 종이작품이 캔버스보다 더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화나 아크릴릭이 덧칠로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한데 비해 수채화나
동양화는 작가의 수년간의 수련과 작업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필휘지의
필력이 표현되어 더욱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외국 작가의 경우 세계적인 지명도가 있는 작가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호응도가 떨어진다.

미국의 조각가로 모빌이라는 움직이는 조각의 창시자인 칼더 (Alexander
Calder, 1898-1976)의 경우도 쉽게 동화되지 않았다.

젊은 작가들과 추상작업도 마찬가지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 구입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며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이미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쉽다.

독일의 건축가로 미국의 현대건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 미즈 반 데어
로헤 (Mies Van Der Rohe)는 "Less is more"라고 말했다.

최소로서 최고의 효과를 보고자 하는데 간단한 선이나 면으로도 많은
것을 상상하고 상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상미술과 현대미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절실히 요청된다.

TV갤러리는 집안에서 국내외의 원로와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구입할 수 있고 구입된 작품을 직접 배달까지 해주니 얼마나 편안한
세상인지 모르겠다.

TV갤러리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미술, 특히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갤러리 현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