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키에 이어 슛돌이까지"

SBSTV가 이미 재탕한 일본만화영화 2편을 오후 6시대에 연속으로 편성,
시청자를 무시한 무성의한 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4월초부터 "피구왕 통키"를 방영한데 이어 9일부터 "날아라 슛돌이"를
"요술고양이 펠릭스"의 후속으로 내보내기 시작한 것.

이 두편은 지난 3~4년동안 두차례 방영돼 인기를 끈 만화영화.

SBS는 오후 6시대에 내보낼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자 최소한의 시청률이
예상되는 이들 만화영화를 땜질식으로 편성했다.

실제로 통키는 9%, 슛돌이는 10%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 예전만은 못해도
현상 유지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 제작국의 만화영화팀 관계자는 "후속프로그램으로 준비한 일본만화
"마하고고"와 프랑스만화 "드래곤 플라이즈"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심의가
길어져 어쩔 수 없었다"며 부실한 편성을 까다로와진 심의탓으로 돌렸다.

또 "통키는 이달말까지, 슛돌이는 7월말까지만 내보내고 새로운 만화
영화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아무리 사전준비가 부족하더라도 재탕한
프로그램을 나란히 방송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시청층인
어린이들을 너무 만만히 여기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모씨는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만화를 방영할 생각은
않고 수준낮은 옛날만화를 또 내보내느냐"며 "차라리 최근에 방영한
"마법소녀 리나"를 재방하라"고 밝혔다.

SBS는 그동안 타사가 구색맞추기용으로라도 시도해온 국산만화 제작.
방영을 등한히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BS는 90년 개국 이후 단 2편만을 제작해 방영했다.

같은 기간에 KBS는 17편, MBC는 13편의 만화영화를 자체 제작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