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산에서 직접 캐온 쌉사래한 산나물로 무뎌진
미각을 되찾는 건 어떨까.

서울 서초구 교대 전철역 근처에 있는 "산장"(대표 한영모.583-6136)은
서울에 몇 안되는 산채 전문음식점.

"산나물박사"로 통하는 한씨가 일주일에 서너번 백운산 명지산 오대산 등
전국의 산야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속적인 냄새를 풍기는 산장에 들어서면 부채모양으로 펼쳐진 곰취 등
곳곳에 나물들이 다발을 이루며 산나물 향내가 실내에 은은하게 퍼져 마치
숲에 와있는 느낌을 준다.

"산에 가면 산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어요.

자연산나물은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 사포닌이 풍부하여 몸의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항력을 길러 성인병 암 고혈압 암 당뇨 등을 예방하고 노화방지를
도와주죠"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인 산나물정식(2만원)은 산나물로 차린 잔칫상이다.

더덕구이 도토리묵과 더불어 취나물 곰취 병풍취 참나물 신선초 도라지
고비 산초나물 두릅 등 12가지의 산나물이 식단을 장식, 어느 곳에 젓가락이
가야할지 망설여질 정도.

한씨는 산나물의 독특한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거의 하지 않고 참기름
한방울에도 신경을 쓴다고 한다.

산장만의 특별메뉴인 동의보감오리탕(4인기준 4만원)은 한씨가 직접 개발한
또하나의 별미.

산더덕 황기 음양곽 운지 등 자연건강에 으뜸인 약재와 오리의 완벽한
결합으로 노린내와 질긴 맛을 없앴다.

한약재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국물맛이 담백하며 산초장아찌를 담궈
우려낸 소스에 오리고기를 찍어먹으면 맛이 매우 독특하다.

산나물 쌈정식(8천원) 산나물 비빔밥(6천원) 산나물 된장찌개(6천원)도
별미.

뿐만아니라 한씨가 직접 캐온 약초로 담근 신선주 음양곽 복분자 하수오
등 약술은 반주로 그만이다.

종류가 자그마치 1백여가지나 되며 가격은 한 주전자에 1만원(하수오는
2만원)이다.

좌석 1백석, 연중무휴, 주차 20대.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