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실력자의 젊은 아내와 밀회를 즐기는 미국 대통령, 30년 경력의
루팡급 도둑, 지방검사인 딸과 도둑 아버지의 애증, 보안기관의 숨막히는
첩보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주연 제작을 맡은 "앱솔루트 파워"는 정치와
섹스스캔들 그리고 진한 가족애를 조합한 흥미진진한 오락영화다.

대통령은 최근 미국 영화의 최고 인기 소재의 하나.

"인디펜던스 데이"가 전세계의 지도자, "대통령의 연인"이 인간적이고
따뜻한 대통령의 모습을 부각시킨데 반해 이 영화의 미국 대통령은
막후실력자에 의해 조종돼 갖가지 무책임한 행동을 저지르는 부정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폴라 존스와의 불미스런 스캔들에 휘말린 상황이
미국에서의 흥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소식.

지난 18일 막을 내린 칸영화제 폐막작.

엄청난 사건의 발단은 대도 루터 휘트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한탕
시도에서 비롯된다.

정계 실력자 월터 설리반의 집을 털러간 휘트니는 뜻밖에 대통령
(진 해크먼)의 밀회와 여자 (설리반의 아내)의 죽음을 목격한다.

죽인 사람은 대통령의 경호원.

쫓기는 처지가 된 휘트니는 백악관에 증거물을 보내다가 목숨을 위협
받는다.

스캔들에 휘말린 대통령은 자살한 것으로 보도되지만 타살의 가능성도
강하게 느껴진다.

영화는 처음 제기한 소재를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해 결국 초반.중반.
후반이 다른 잡탕이 됐다.

초반은 부패한 절대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하지만 중반은 눈물겨운
가족애, 그리고 결말은 얼버무리기로 끝난다.

아무리 미국 영화라도 권력 중심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인지.

그래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의 대사 (대통령에 관한
농담) 삭제 해프닝을 겪은 우리 영화계에는 "이 정도가 어디냐"고 말할
만하다.

31일 단성사 롯데월드 개봉.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