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이 윤락여성을 소재로 한 새 영화 "창 (부제 : 노는 계집
창)"을 만든다.

이 영화는 10대에 윤락가에 들어가 20년 가까이 그곳에서 지낸 한 여성을
통해 우리 사회와 풍속의 변화를 짚어보는 작품.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서울의 대표적 사창가인 청량리 영등포
종로3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다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감독은 "60~70년대부터 생각해온 주제다.

각박한 세상에서 가장 타락한 곳을 비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86년 비슷한 주제의 영화 "티켓" (86년)을 만들었다.

제작은 임감독과 함께 "서편제" "아제아제 바라아제" "장군의 아들"을
만든 태흥영화사 (대표 이태원), 여주인공은 신은경씨가 맡는다.

이태원 대표가 96년 탈세혐의로 구속됐다 나온 뒤 처음 제작하는
작품이자 신은경씨의 음주운전파문 이후 첫 출연작이어서 이들의 재기
무대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태원 대표는 "최근 우리 영화가 너무 가벼운 소재만 다루는데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국제영화제를 겨냥한 수작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분위기 파악을 위해 수차례 현장을 답사했다는 신은경씨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내던질 수밖에 없었던 70년대 윤락여성들에게 인간으로서 연민을
느꼈다"고 전했다.

남자주인공은 연극배우 출신인 한정현씨.

"창"은 해외진출을 겨냥한 제목.

아시아지역에는 이 한 글자로 다 통한다는 점을 감안해 지었다고.

이달말 크랭크 인하며 촬영은 대부분 고양시 벽제의 세트에서 진행된다.

개봉시기는 추석전후.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