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가구매장이 아니라 예술품이 전시된 박물관처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인터 씨케이"매장은 제품의 특성을 고려,
단순한 판매보다 전시공간 개념에 충실하도록 설계됐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이탈리아 카시나사의 제품은 "아트&크래프트"운동이
전개되던 1920년대에 건축계 거장들이 직접 디자인한 가구들을 제한된
숫자로 재생산한 것.

매장 설계를 맡은 (주)이영디자인(514-0821)의 이영미 대표는 "소비자들이
가구를 작품으로서 인정하면서도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과제였다"고 말한다.

흰색을 주조색으로 검정 빨강색의 파티션(공간구분을 위해 세우는 벽면)을
설치,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검은색 파티션위엔 디자이너들에 대한 설명이 담긴 그래픽패널을 부착,
제품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배려했다.

매장이 5층건물의 2층인 만큼 파사드(밖에서 보이는 부분)의 처리가
중요했다.

전면유리를 통해 빨간색 파티션위에 흰색으로 만들어 붙인 상표명이
밖에서도 보이도록 했다.

천장이 낮기 때문에 생길수 있는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천정의 마감재를
뜯어내고 건축재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한 점도 특징.

천장이 40~50cm 높아진 데다 벽과 같은 흰색으로 처리, 시각적으로도 트인
느낌을 준다.

조명은 노출된 천장에 철제로 프레임을 만들고 전기레일을 설치, 할로겐
등을 달았다.

필요에 따라 이동시킬 수 있다.

나무를 깎아낸듯한 독특한 질감의 바닥도 눈에 띈다.

너무 튀지 않고 배치된 가구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단순해지기 쉬운
바닥에 변화를 줬다.

주로 벽면 마감재로 사용되는 파티클보드를 바닥재로 새로이 개발해 사용.

우레탄도장을 여러번 입혀 견고함을 높였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