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26)의 연기 변신이 눈부시다.

MBCTV가 "미망" 후속으로 방영하고 있는 새 수목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
에서 술집 작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그동안 CF와 드라마를 통해 주로 "도회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온
그로서는 파격적인 역할이다.

"연기자로서 변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어요.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만큼 욕심도 났어요"

강한 캐릭터의 인물을 그려보고 싶어 주저없이 출연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내가 사는 이유"는 70년대 마포 달동네를 배경으로 밑바닥 서민들의
꿈과 사랑, 욕망과 좌절을 그리는 드라마.

이영애는 어린나이에 노름꾼 아버지 손에 이끌려 술집에 팔려와 동생들
학비에 집안살림까지 거드는 애숙역을 맡았다.

그는 동네깡패 진구 (손창민)를 두고 청각장애인 정희 (이민영)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그는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해바라기같은 여인의 모습을 지켜봐 달라"며
"앞으로 김무생 고두심 나문희 금보라 선배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가세,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덧붙인다.

CF스타 출신의 이영애는 MBCTV "사랑과 결혼" "동기간" "의가형제"
KBSTV "서궁" "파파" 등 1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 인상깊은 연기를
펼쳐왔다.

요즘엔 그동안 쉬던 학교 (중앙대 연극영화과 대학원) 수업에도
다니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