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으로 불황을 타개한다"

장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화랑가에 "작은 그림전"이 잇달아 열려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각 화랑들이 최근들어 마련한 작은그림전들은 오랫동안 판매부진을
겪어온 화랑가에도 활력소가 되고 있지만 특히 가격이 비싸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던 중견 및 대가들의 작품을 싼값에 소장할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애호가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작은그림들은 특히 대작과 달리 크기는 작지만 고르기에 따라 작가의
역량이 농축된 수작을 선별할수 있어 소장가치 또한 높다는 점이 큰 매력.

이에따라 현재 작은그림전이 열리고 있는 몇몇 화랑들에는 모처럼 좋은
그림을 싼가격에 사려는 애호가들이 몰려 미술대중화에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선화랑 (734-0458)은 4월15일~5월25일 "200인 작가
1호전"을 열고 있다.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는 화랑측이 그동안 선화랑을 거쳐간 작가중
국내에서 활동중인 작가를 초청, 1호짜리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는 모두 2백30여명이 참가해 1인당 5점이내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시기간중 하루평균 5백~6백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간 이
전시회는 판매된 그림만 수백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543-7337)에서 열리고 있는 "이두식전"도
소품들로만 전시회를 꾸민 작은 그림전.

표화랑은 오는 20일~6월10일 열릴 "류병엽전"도 0~2호짜리의 소품전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밖에 강남구 청담동 서림화랑 (514-3377)이 13~21일 여는 "장혜용"전도
0~6호짜리 작품 80여점으로 마련되는 작은 그림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이콘(516-1503)도 16일~6월14일 "97
이콘아우라 소품전"을 마련한다.

6호내외의 작품을 일률적으로 40만원에 판매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하동철 박항률 권여현 이민주 조명식 김일용 황우철 배석빈 이인희
이창남씨와 금속공예가 고은주씨가 작품을 낸다.

작은그림전은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싸게 구입할수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지만 가격이 싼만큼 자칫 작품성이 떨어지는 작품을 구입할수도 있다.

따라서 공신력있는 화랑에서 작품을 구입하는게 바람직하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