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현대적 감각과 한국적인 미의 조화.

최근 미국의 미술전문지인 "아트뉴스지" 선정 "가장 예술적인 100대
호텔"에 뽑힌 신라호텔에는 공간별로 편리함을 추구하는 합리성과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있다.

호텔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곳은 로비.

계선디자인(대표 장정섭.749-4650)이 맡아 리노베이션한 로비는 시원하고
넓은 공간을 살리면서도 전통건축양식과 문양을 활용해 한국적인 정취가
배어나오도록 했다.

"신라풍"이라는 통일된 주제하에 부분적인 공간연출에 변화를 주는
기법을 사용했다.

3층높이의 벽면은 화강암으로 장식해 중후한 느낌을 주며 같은 석재로
8각기둥을 세워 웅장함을 더했다.

돌이 주는 차가움은 베란다등에 사용된 따뜻한 느낌의 참죽나무 소재로
완화시켰다.

해인사 대웅전에서 착상을 얻었다는 우물정자 무늬의 천정, 석굴암불상
앞바닥을 장식하고 있다는 보상화문양 카핏, 신라시대 기와에 쓰인
와당무늬를 부조로 넣은 벽면등에서 한국적인 정취를 한껏 느낄수 있다.

신라호텔에서 현대적 감각이 가장 두드러지게 표현된 공간은 지하1층에
있는 나이트클럽 "투젯투".

영국의 버질스톤사가 기본설계를 하고 (주)희훈(대표 김익근.512-2081)이
인테리어를 담당한 이곳은 20대 전문직들이 즐겨찾는 곳임을 감안, 이들의
취향에 맞춰 공간을 꾸몄다.

메인바와 댄스플로어는 금속질감의 소재,광섬유조명등을 이용해 세련된
느낌이 나도록 했으며 테이블지역엔 심플한 디자인의 패브릭 소파들을
배치했다.

원형인 테이블의 테두리는 네온으로 처리해 우주적인 이미지가 느껴지도록
했다.

댄스플로어 옆에 별도로 마련된 가라오케지역은 로비바닥을 유리로
마감하고 그 안쪽에 조명기구를 설치해 업라이트효과를 냈다.

지나가는 사람이 구름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갖게끔 한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