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기도문이 29년만에 바뀌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10일 전례위원회 (이병호 주교)가 상정한 가톨릭기도서
최종 개정안을 승인, 성모승천대축일인 8월15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번 개정에는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등 신자들이 미사 때마다
봉송하는 주요 기도문과 "가톨릭 기도서"에 수록된 기도문이 모두 포함됐다.

가톨릭 기도서 개정은 68년 9월 이후 29년만에 이뤄졌으며 95년
로마교황청이 승인한 "새 미사통상문"을 기초로 전례위원회가 1년여의
준비작업끝에 고어체 및 서양식 표현을 현대적이고 쉬운 우리말로 바로
잡은 것.

새 기도문은 "주의 기도"의 경우 "주님의 기도"로 이름을 바꾸고 내용도
"그 나라가 임하시며"를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를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듯이" 등으로
고쳤다.

"성모송"은 "태중의 아들 예수 또한 복되시도다"를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로, "마리아"를 "마리아님"으로 변경해 성모 사도
성인들에 대한 존칭과 호칭을 재조정했다.

"반성기도"도 대폭 개정됐다.

이밖에 "망덕송" "삼종기도"도 부분개정됐으며 "원수를 위한 기도"
"전쟁 때의 기도" 등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 기도문은 삭제되는 대신
"성전건립 기도" "성서사도직을 위한 기도"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새 기도서는 기존 판형으로 6월중 간행돼 전국에 배포될 예정이다.

그러나 개신교와 교회일치운동 차원에서 공통의 "주 기도문"을 만들기로
한 논의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