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주제를 살리면서도 한국적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낸 것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자신의 작품 "길끝에서"의 한국초연을 기념해 내한한 에바 프랑키 여사
(65)는 공연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토리노대학 연극학교수로 이탈리아 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중
한사람.

"소외된 사람들 편에서 그들의 인간성을 지켜주고 싶었어요.

사람은 각자 선택한 삶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아갈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의 작품세계의 일관된 흐름은 "휴머니즘의 회복".

유태인 인종말살사건, 세대간의 충돌, 자유와 권력의 억압문제 등
현대사회의 모순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놀라운 밤" "금지된 백성" "거짓된 손길" 등이 대표작.

최근 이탈리아 연극의 경향은 "다양한 조류가 혼재하지만 신체동작보다
언어로써 의미를 전달하려는 복고적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프랑키 여사는 내한 기간중 예술종합학교연극원 외국어대 용인대에서
"피란델로이후의 이탈리아 현대연극"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