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제거여부를 놓고 논란이 돼온 구조선 총독부 지하 말뚝들은
그대로 놔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문화체육부는 구조선 총독부 건물 부지 지하 4.5m에 박혀 있는
9천3백88개의 대형 나무말뚝 제거여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한 끝에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제가 박아 놓은 이들 말뚝은 지반을 다지기 위한
건축용이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 아닌데다 대부분 썩지 않고
생생한 상태여서 철거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화재관리국은 "역사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구조선 총독부
건물을 철거한 마당에 국민들이 꺼림칙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말뚝들을
시원히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일제는 지난 1916년 조선총독부청사 건립 당시 압록강 일대와
백두산에서 잘라온 지름 20~25cm, 길이 4~8m 정도의 대형나무말뚝을 가로
세로 각각 60cm 정도의 간격으로 촘촘히 박아놓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