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의 명화-정글 피버" (MBCTV 밤 10시35분)

미국사회의 인종차별과 흑인의 정체성 문제에 집착해온 스파이크 리가
할리우드에서 금기시되온 흑인남자와 백인여자간의 사랑을 정면으로
다뤘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성공한 흑인건축가 플리퍼는 이탈리아계
독신녀인 비서 앤지와 사랑에 빠진다.

이로 인해 플리퍼는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두고 앤지는
아버지에게 얻어맞고 집에서 쫓겨난다.

졸지에 거리로 쫓겨난 이들은 일시적으로 동거를 하지만 가는 곳곳마다
받는 경멸과 혐오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원래대로 돌아간다.

스파리크 리 특유의 현란한 카메라 움작임과 속도감있는 영상, 웨슬리
스나입스와 아나벨라 스키올라의 깔끔한 연기가 돋보인다.

감독의 냉소적인 시선이 그대로 반영돼 있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 파격이
덜해 비교적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 "토요명화-겁쟁이 투캅스" (KBS2TV 밤 10시)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은 강렬한 인상의 연기파 흑인배우 그레고리
하인즈와 부드러운 이미지의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탈이 단짝형사로 나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할리우드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코믹 버디무비.

우연히 마약범인 땅개와 마주친 형사 대니와 레이는 스페인계 마약왕
곤잘레스와 맞닥뜨린다.

우여곡절끝에 곤잘레스를 체포하지만 어이없게도 그는 곧 보석으로
풀려난다.

반장의 강요로 원치않는 휴가를 떠난 대니와 레이는 플로리다의
평화로운 삶에 매료돼 은퇴하기로 결심한다.

은퇴를 한달 앞두고 두 형사는 극도로 몸을 사리며 현상유지에 급급한다.

줄거리가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박진감넘치는 자동차추격전이 볼만하고
빌리 크리스탈의 익살이 화면을 밝게 만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