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박문석
출판사 : 지식산업사

우리는 이제 20세기 캘린더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21세기의 새 장을
설레임속에서 열어 가려 하고 있다.

기술사적 측면에서 20세기를 산업혁명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원자의 시대"
라고 한다면 21세기는 "전자의 시대"가 될 것이다.

전자시대의 특징을 "고밀도의 대량정보와 문화가 전자의 불을 타고 국경의
장애없이 전 지구촌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시대"라고 정의할수 있다.

앞으로 일국의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인 기술 정보 문화는
통틀어서 인간의 지적 창작의 산물이다.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등 선진 각국이 자국의 지적 창작물과 그를 이용한
관련 상품의 범세계적 차원에서의 법적 보호와 판매시장의 확보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유럽등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구촌 차원에서 지적소유권에
대한 법적 보호기준및 내용 강화를 주장하며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고
있다.

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지적소유권협정(TRIPS) 타결, 94년 세계무역기구
(WTO) 출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96년12월 국제저작권신조약
마련을 위한 제네바 외교회의의 개최와 베른의정서 채택등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일련의 지적소유권 보호강화를 위한 국제적 움직임 중에서도 특히
선진 각국이 주목하고 있고 우리가 앞으로 더욱 관심을 쏟아야할 분야가
바로 저작권 분야이다.

저작권 보호의 기본목적은 문화의 향상 발전에 있고 그 보호의 대상은
저작물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하면 음악 가요 공연 무용 연극미술 문학 인쇄 출판
등만을 떠올리고 저작권 하면 그것들만을 보호하는 권리로 이해하는 것이
국내 저작권 논의의 현주소다.

이런 시기에 문화체육부 박문석 국장이 펴낸 "멀티미디어와 현대저작권법"
은 정보화시대 멀티미디어를 문화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멀티미디어로 인해
발생하는 신저작권 문제를 분석, 국내 저작권및 멀티미디어 산업발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공무원이면서 지적소유권법 전문대학원으로 유명한 미국 프랭클린
피어슨대학원에서 관련법을 전공하고 뉴욕의 법률회사에서 현장경험을
쌓았다.

또 15년이상 저작권 관련 국제협상에 참여했으며 법과대학에 출강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런한 현직 공무원의 축적된 실무경험과 이론의 바탕위에서 나온
보기드문 역작으로 평가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멀티미디어와 현대 저작권법의 변화와 과제, 새 국제
저작권 질서의 형성등을 심층 분석하고 나아가 글자꼴, 데이터베이스,
방송과 공연, 공중파방송과 유선방송, 위성방송과 영상저작물, 저작인접권,
공공대출권과 대여권제도, 부과금제도등 신저작권의 다양한 문제를 논한다.

접근방식에 있어 원칙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국제조약및 외국의 입법례,
현행 우리법 규정의 문제점, 개선방안등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게 커다란
장점이다.

따라서 멀티미디어산업계에는 좋은 현장이론서로, 국내 저작권법학계에는
발전을 위한 자극제로 21세기 정보사회 건설에 조그마한 초석이 되리라고
믿는다.

안문석 < 고려대 정책과학대학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