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공병호
출판사 : 한국경제연구원
추천사 : 한경서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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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는 인간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지식을 마음껏 이용할수 있게
함으로써 인류의 안녕과 번영을 기약할수 있는 유일한 질서로 간주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병호 박사는 언론의 자유만큼 몸을 던져 수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질서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의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과 열정으로 바탕으로 집필한 책이 바로
"시장경제와 그 적들"이다.

그는 이 저서에서 시장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요인들을 규명하고 이들을
억제할수 있는 "정신적 자본"의 축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 요인들로 그는 질투와 시기심,자기기만적 세계관, 집단주의와 평등주의,
유토피아에 대한욕구, 시장경제에 대한 통제욕구등 5가지를 들고 있다.

이러한 심성체계 대부분은 5만세대의 인류역사 속에서 형성된 호모
사피엔스의 신경구조, 본능 및 타고난 소망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아직도 오늘날의 인류의 특징을 구성하여 문화적 진화의
선물인 시장경제의 기초가 되는 법적제도적 틀의 형성에 영향을 미쳐 결국
시장경제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범한 주제는 그의 저서 "시장경제란 무엇인가"와 그리고
그가 남다른 지적 유대를 맺고 있는 김정호 박사와 공동 집필한 "갈등하는
본능"에서 각각 얻은 인식결과를 법적, 윤리적 틀을 매개로 연결시킨
주제들이다.

이와같이 저자는 생물학적 심성체계,법질서 그리고 시장경제의 삼각관계를
인성론 역사학 인류학 그리고 법학과 정치학등 그야말로 광범위한
학제적 시야에서 종합적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시민사회의 구성원리를 광범위한 학제적
시야에서 풀어보려 했던 아담 스미스의 위대한 전통을 철저히 계승한
역저로 간주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저서와 관련해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예컨대 장상환교수는 출판저널 제210호에서 시장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위험한 발상이란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비판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장실패는 잘못된 개념이라 할수 있다.

이것은 기계론적이고 신고전파경제학 이론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장실패는 사실상 법실패이고 공박사는 이 실패의 원인을 원시적
심성체계에서 찾고 있다.

이 책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심성체계와 법질서의 형성관계를
매개하는 정치질서에 관한 분석의 부족이다.

민주주의의 정치과정을 분석할 경우심성체계와 법의 형성관계를 분명히
파악할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공박사는 빈번히 민주주의 정치과정에서 중시되는 다수결 원칙의
결함과 이 결함을 제거하기 위해 헌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조만으로 심성체계와 법의 형성관계를 설명하기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이러한 미흡을 공박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시장경제와 정치질서의 관계에 관한 집필을
서문에서 약속하고 있다.

이 책은 본능적 굴레를 스스로 인식하고 자제해 인류의 번영에
이바지하고자하는 시민들 관료들 정치가들 그리고 사회개혁군들에게 좋은
교훈을 줄 것이다.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