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때 서툴던 페기가 극의 마지막에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테어나듯
저자신 진짜 페기가 되어 훌륭한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2백10대1의 공개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97 브로드웨이 42번가"
(6월17일~7월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여주인공 페기역에 발탁된
양소민(19)은 당차고 야무지게 포부를 밝혔다.

서울예전연극과 2학년생인 양소민은 학교무대외엔 경험이 없는 순수
"무공해 신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해 삼성영상사업단이 미국 트로이카사와
공동 제작해 한국에 첫선을 보인 작품.

청순한 이미지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 등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 심사
위원들의 선발이유.

양소민은 지난해 여주인공 임선애와 함께 더블 캐스팅된다.

"작년에도 오디션 지원서를 냈지만 망설이다 참가하지 못했어요.

공연을 6번이나 보며 주인공이 되는 걸 뽑혀서 너무 기뻐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으나 어려서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고.

배우이자 탤런트인 아버지 (양재성씨)의 공연때문에 분장실에서
돌잔치를 했다니 일찌감치 무대와 뗄수 없는 인연을 맺은 셈.

"중2때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보고 크게 감동했어요.

기회가 되면 에포닌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그는 2월부터 서울뮤지컬아카데미에서 탭댄스를 배우고 있다.

탭댄스는 "브로드웨이 42번가"안무의 핵심.

연약해 보이는 체구에 하루 10시간의 연습을 이겨낼수 있겠느냐고 묻자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응원단장을 맡았을 만큼 튼튼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