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은 모순 가득한 작품이다. 성전환수술에 실패한 트랜스젠더 락커 헤드윅의 콘서트 형식 뮤지컬로, 금발 가발을 쓴 헤드윅이 음악과 함께 자신이 살아온 삶을 회고한다.헤드윅은 온몸에 가시가 돋아있는 인물이다. 짜증스럽고 못된 성격을 지녀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고, 주변 사람에게 분풀이하기 일쑤다. 자기 가발을 만졌다는 이유로 남편인 이츠학에게 소리를 지르고, 불법 이민자인 록 밴드 동료들에게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겉으로는 유쾌하고 강한 체하지만, 그 이면에는 상처와 나약함이 숨겨져 있다. 평생을 이용당하며 살아온 탓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하고 성전환수술에도 실패하자 남편에게 버림받았다. 17살 소년 토미와 사랑에 빠지지만, 헤드윅의 몸을 보고서는 도망친다. 헤드윅의 곡을 가로채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 한다. 헤드윅의 화려한 금발 가발은 고슴도치 가시처럼 본모습을 감추고 보호하려는 무기인 셈이다.사랑받지 못한 그가 이야기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헤드윅이 부르는 노래에는 인생에 대한 충고와 응원이 담겨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매번 버려진 살아온 그가 희망을 가지라고 노래하고, 자기 몸을 혐오하고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세상 누구보다 멋진 나'라고 소리 지른다.터무니없는 모순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관객에게 읊조리는 노래 가사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자신의 치부와 상처를 음악으로 훤히 드러내는 그 모습에서 나약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공연의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헤드윅은 자신을 상징하는 가발과 화려한 드레스를 갑옷을 벗듯 한 꺼풀씩 벗어던진다. 눈부신
세상이 어수선하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세계의 종말이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은 두렵고 위험한 곳이 되어버렸다. 인류에게 스마트한 세상을 약속했던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의 배 속만 채우는 데만 혈안이 된 나머지, 사생활을 마구 엿보고, 개인정보를 거래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런 비관적인 소식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을 지배한다. 우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익숙해져 있고, 최선을 기대하는 대신 최악을 예상하며, 긍정적인 기대보다 부정적인 전망에 휩싸여 살고 있다. 독일에서는 최근 <위대한 기회를 위해 태어나다(Geboren für die großen Chancen)>라는 책이 화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파리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울리히 피히트너(Ullrich Fichtner)는 잘못되거나 오염된 정보가 생각과 마음을 감염시키는 ‘인포데믹’의 시대에 살게 되면서, 비관론이 낙관론을 압도하고 있고, 우리가 실제보다 더욱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놀라운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긍정적인 힘과 에너지는 과소평가 되고 있다. 저자는 2021년 10월 독일의 한 언론을 통해 발표된 “독일 성인의 4분의 3이 미래의 아이들이 자신 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는 설문 결과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생각이 터무니없다고 판단한 저자는 세상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렇게 해서 이 책이 탄생했
18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내 나비정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4 불암산 철쭉제'에서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축제는 10만주의 철쭉이 수놓은 노원구의 대표 축제로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축제 기간 나비를 활용한 액자 만들기, 봄꽃 배지 만들기, 연필꽂이 제작 등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김범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