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문화답사기"(기록문학회 저 실천문학사 간) 중 "천년 고도
경주에 있는 일제 신사 건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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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들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많은 논란속에 여기저기서 동상이 쓰러지고 건물이 철거됐다.

96년초 만해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주의 신사 건물을 "철거한다"혹은
"개조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요즘은 조용하다.

제일 큰 문제는 역시 예산문제인 것같다.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 관광객은 일본 대학생들이다.

대부분 일본의 침략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오는 경우였고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일본 건축양식을 접하기 위해 오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신사건물을 보고 감탄을 연발한다.

일본에 있는 것과 너무 똑같기 때문이다.

그들은 손뼉을 치며 "스바라시"라고 외치기도 한다. (중략)

신사건물 안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김용주 농촌 상담소장은 "경주를
방문하는 일본인들에게 새로운 관광코스가 되버린 것같다"고 말했다.

일제가 지어놓은 건물을 관공서로 사용하는 한 과거의 향수를 느끼려는
일본인의 오만한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