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근 < 서울대 경영대 교수 >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 많은 기업들이 비전이나 전략적 계획수립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략에만 치중할뿐 그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등한하는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이를 실행하는 하위관리자나 작업자에게 그
의미와 실천방향이 정확히 전달되지 못하고 이들의 추진성과를 확인할수
없다면 그것은 꿈에 불과하다.

이 책의 저자는 기업이 전략적 계획과 성과를 이익이나 매출액같은
전통적인 지표로만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을 속도계만 장착된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아무리 훌륭한 조종사라도 속도계만 장착된 비행기를 제대로 조정할수
없듯이 기업도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볼수있는 측정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성과측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균형잡힌 성과지표"라는 성과측정
시스템을 제안한다.

새로운 성과측정시스템은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나 전통적
측정시스템이 포함하지 못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숙련된 종업원,
내부경영과정, 충실한 고객같은 무형의 지적자산을 포괄한다.

저자는 조직의 목표와 성과를 재무, 고객, 내부경영과정, 학습과
성장이라는 네개의 관점에서 보고 각각의 관점에서 핵심적인 성과지표들을
이론적 틀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눈으로 볼수없는 현상들을 어떻게 보이게 하느냐라는 경영의
핵심적 과제를 다루고 있다.

눈으로 볼수없는 조직의 자원을 보이게 할수없다면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원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수 없을 것이다.

안보이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의 주요한 관심사에 대한
개념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개념의 명쾌한 정의와 함께 개념에 대한 측정을
해야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는데 필요한 개념적인 틀과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의 기업경영자들
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줄수 있으리라 믿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