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와 탱고리듬을 모티브로 한 창작발레가 마련돼 화제.

발레리나 이고은(31)씨가 2~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올리는 "슬픈 이야기"가 그것.

"슬픈 이야기"는 소규모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담고 있는 작품.

소극장 공연에 알맞는 소재와 깔끔한 안무도 돋보인다.

그리스신화를 소재로 한 1부 "태양의 탄식"과 탱고리듬에 맞춘 2부
"반도네온의 노래"로 구성됐다.

1부 "태양의 탄식"은 태양의 신 아폴로, 아폴로를 피해 월계수가 된
다프네, 아폴로만을 그리다 해바라기로 변한 클리티에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통해 현대인의 극단적이고 병적인 사랑을 그린다.

서울발레씨어터의 정운식과 발레블랑의 김수정 김수진이 슬프고도 애절한
연기를 펼친다.

안무자 이고은씨가 직접 출연하는 2부 "반도네온의 노래"는 날이 밝으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연인의 사랑을 다룬다.

이고은의 이국적인 개성이 서울발레씨어터 수석무용수인 곽규동과의
현란한 "탱고발레"로 빛을 발한다.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리듬과 여가수의 슬프고 서러운 노래속에 남녀의
비극적 사랑이 펼쳐진다.

1부와 2부의 효과적인 연결을 위해 서원대 김명회 교수가 화자로
출연하고, 이색적인 의상과 조명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씨는 "두 작품 모두 사랑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예술성을 잃지 않으면서 뜻이 쉽게 전달되는 무대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문의 272-2153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