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 작가 김기린(61)씨가 4월3~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가인화랑
(518-3631)에서 귀국전을 갖는다.

지난 61년 파리로 건너간뒤 36년간 현지에서 활동해온 김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모노크롬계열의 "안과 밖" "보이는것과 보이지 않는것" 시리즈
26점을 발표한다.

김씨의 작품을 총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3회에 걸쳐
펼쳐질 기획전중 첫번째 전시회로 70년대 "흑과백 회화"들을 선보일 예정.

이어 2001년까지 80년대 "원색회화"와 90년대 "모노크롬회화"전이
차례로 열릴 계획이다.

이번전시를 통해 "단순한 색깔이라고 인식하기 쉬운 흑과 백이 사실은
엄청나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올수 있음을 보여줄 작정"이라고 밝힌 그는
빛을 흡수하는 성격을 갖고있는 검은색깔이 오히려 빛을 발산하고, 빛을
내는 속성을 가진 흰색은 반대로 빨아들이는 "색의 마술"을 모노크롬
기법을 통해 연출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흑과 백의 조화를 이용해 보여주고자 하는것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명제들.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내면에 숨어있는 가치를
탐색하려는 멜로퐁티의 안과 밖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회화에 도입한
것이다.

함남 고원 출신인 김씨는 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다종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했고 다시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와
파리국립조형미술학교에서 미술수업을 받았다.

지금까지 프랑스와 한국에서 10여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73년 파리
살롱 드 메, 79년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등 국제미술제와 83년 일본에서
열린 한국현대작가 순회전, 파리 한국화가 4인전을 비롯한 각종 그룹전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