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날리 디자인 실장을 맡은지 6년 됐어요.

어머님이 24년간 심혈을 기울인 브랜드여서 부담이 컸죠. 하지만 이젠
좀더 자신감을 갖고 과감하게 일하려고 해요. 경영과 디자인 두가지 측면
모두요"

이신우씨의 딸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 박윤정 ((주)이신우 "오리지날리"
디자인실장)씨.

한국 최고의 디자이너중 한사람을 어머니로 뒀다는게 그에게는 혜택인
동시에 짐도 됐다.

그러나 천성인 "용감함"덕에 이런 부담을 빨리 떨어냈다.

최근의 행보는 이것을 잘 보여준다.

남들은 다 매장을 줄이는 "축소지향형" 경영을 택하는 시점에 그는
확대책을 쓴다-현재 15개인 오리지날리 매장을 올해안에 20곳으로 늘릴
계획.

지난 5~6년이 컬렉션 영화의상 등 대외활동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것.

4월초에는 갤러리아백화점 "D&G"와 "장 폴 고티에" 사이에 매장을 연다.

"눈에 띄는 성공 아니면 큰 실패"를 가져올 위험부담이 있지만 그 때문에
더욱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짧은 연륜에 비해 실전경험이 풍부한 동시에 매우 도전적인
디자이너다.

서울예고 졸업후 미국 파슨즈스쿨에 다니면서 (주)이신우 뉴욕지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고 대학졸업후 쉴틈없이 작업했다.

그의 역할은 사업을 체계화하고 시장개념을 강하게 넣는 것.

맞춤반 기성복반의 부티크 형태를 완전 기성복체제로 바꾸고 머천다이징
(MD)과 시즌기획도 시작했다.

그의 컬렉션은 "당대에 가장 과감했던 어머니보다 한술 더뜬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씨는 디자인뿐 아니라 다른 예술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만화영화 "아마게돈", 영화 "구미호" "은행나무침대"의 의상과
무용의상도 만들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위해 영화 만화 뮤직비디오 등 여러 매체를
이용하는 그에게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그는 두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주)이신우와 "오리지날리" 브랜드를 키우는 것과 그 자신의 꿈을
추구하는 것.

2~3년후에는 파리 프레타포르테 전시회에도 나갈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