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감각적인 터치로 금강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화폭에 옮겨온 서양화가
신장식(38)씨가 25일~4월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543-7337)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출품작은 10~20호짜리 소품에서 1천호짜리 대작에 이르는 "아리랑-금강산"
시리즈 25점.

"전에는 금강산의 모습을 주로 시각적 측면에서 다뤘습니다.

이번 작품은 겉모습은 물론 그속에 투영돼 있는 우리의 민족정신까지
끄집어내 형상화했습니다"

대상을 단순히 감각적으로 처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금강산이 간직하고
있는 민족적인 기상과 내면의 가치까지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힌
신씨는 화면처리 또한 실경묘사를 위한 청색톤에서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정신성을 상징하는 녹슨 철색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철분의 녹슨 색깔을 새롭게 차용한 것은 시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

색깔 자체가 자연적인 컬러인데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 예부터
이어온 금강산에 대한 민족적 정서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시대 화가중 안그린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금강산은 우리미술의
중요한 소재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 금강산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그는
"통일이 된다면 지금까지의 작업을 마무리할수 있는 대규모 금강산전을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회화과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신씨는 89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그동안 여덟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