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서비스를 가정에(Bringing it Home)"라는 주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즈 어니스트 모리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6회
NCTA(The US National Cable TV Association, 미국케이블TV협회) 박람회가
19일 막을 내렸다.

이 박람회는 장비 혹은 프로그램만 따로 전시하는 ASTE, NAC 등 미국내
다른 박람회와 달리 장비 프로그램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망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케이블TV종합전.

16일부터 4일동안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프로그램 공급업자(PP), 지역중개
사업자(SO), 케이블장비 생산업체 등 미국케이블TV협회 소속 3백여업체를
비롯해 모토롤라 타임워너 GE IBM 등 통신 전기 전자 반도체회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기간중 케이블TV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는 학술대회만 50회이상 열렸다.

일반인을 제외한 케이블TV 관련업계 참관인 수만 3만여명을 헤아렸으며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대만 등 다른 나라에서도 1천명이상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2차 SO선정을 앞둔 한국에서도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송망사업체, 반도전자
등 방송자재공급업체 등 케이블TV유관 업체에서 2백명이상의 참관단을 파견,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케이블TV의 각종 부가서비스를 가능케 할 신기술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케이블망을 통해 전화 및 인터넷 접속, 홈뱅킹, 홈쇼핑, 데이터온라인,
VOD(주문형 비디오)를 가능하게 하는 것 등이 그것.

특히 통신영역에 대한 케이블TV업체의 침공이 두드러졌다.

케이블사업자와 모토로라 휴렛팩커드 IBM 등 8개업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인터넷 사이버 카페에선 케이블망을 통한 인터넷 접속을 실연했다.

이 자리에서 직접 실시한 동화상 전송시간을 보면 전화선이 3시간, ISDN
(종합정보통신망)이 1시간인데 반해 케이블을 이용한 전송은 거의
리얼타임으로 이뤄졌다.

미국내 최대 지역중개사업자인 TCI는 케이블TV망으로 전화를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모뎀 실용모델을 전시했다.

TCI텔레포니(TCI의 자회사)의 판매담당부장인 제임스 클라크씨는 "속도가
초당 10메가비트로 다른 어떤 통신수단보다 빠르며 영상전화가 가능한게
케이블모뎀의 특징"이라며 "컴퓨터의 E-mail이나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송장비 제조업체인 사이언티픽 애틀란타는 "디지털 2000"이라는 디지털
셋탑박스(컨버터)를 내놓았다.

이 컨버터는 케이블TV망을 통해 전화는 물론, 원격전기검침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특징.

이번 박람회에서 나타난 케이블TV업체들의 전화 및 통신업체의 영역
침범은 지난해 개정된 미국 정보통신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정법안이 전화사업자와 케이블TV사업자간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버렸기
때문이다.

펜실베니아의 SO사업자인 딕콘씨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케이블TV업체가
정보통신법개정을 계기로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멀티미디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영역확대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의 다양화와 함께 시선을 끈 것은 1백31개에 달하는 수많은 채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케이블TV로"라는 구호에 맞게 시청자의
관심과 취향을 세분화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올 7월 개국예정인 "아메리칸 스페셜 클래식" 채널은 지나간 스포츠
빅이벤트를 하이라이트로 편성해 내보낼 계획이며, 정치 전문방송인
"C-SPAN"은 미국의회 회의와 정부발표를 생중계한다.

또 법정전문채널인 "Court" 채널은 오제이 심슨 사건의 보도로 주가를
높였으며 기상 역사 독립영화 골프 카레이싱 건강 음식 재즈 가정꾸미기
게임채널 등도 관심을 모았다.

최근 미국 케이블TV업계는 가정과 교육 프로그램을 중시하는 인상이다.

지난해만 이 분야의 채널이 8개나 늘어났으며, 4월7일부터 13일까지 전체
1백33개 SO중 75개가 이를 주제로 하이라이트를 내보내 가정과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리즈 라즐로우 NCTA국제담당이사는 "이혼율이 갈수록 높아져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며 "이에따라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채널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채널별로 기획된 이색이벤트도 관심을 끌었다.

"아메리칸 스페셜 클래식" 채널은 왕년의 복싱챔피언 무하마드 알리를
초청, 팬들과 악수하는 자리를, "독립영화" 채널은 관람객들이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중 한 장면을 실제 연기할 수 있는 자리를 각각 마련해
인기를 끌었다.

< 미국 뉴올리언즈=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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