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야스다 류지
역자 : 광은 경영경제연
출판 : 21세기북스
서평 :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이책은 80년대 금융의 글로벌화와 금융자유화과정에서 부실채권의
위기와 리엔지니어링의 고통에 허덕이는 일본 은행산업의 위기를
미시적 관점에서 조명하고 미국과 유럽은행등의 성공적인 경험들을
통해 적절한 경영전략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책을 통해 보여지는 일본은행의 어려움은 본질적으로 우리 은행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은 우리보다 10여년 빨리, 미국보다는 10여년 늦게 금융자유화를
진전시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더구나 이미 미국이 겪은 시행착오를 번연히 보면서도 같은 전철을
밟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이는 오늘의 우리 은행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책의 전반부에서 저자는 일본 은행산업의 쇠퇴와 위기의 원인을
구조적인 수익률개선 지연에서 찾고 있다.

비대화된 고비용구조, 기업자금조달 수단의 다양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대출과 주식에 대한 투자증대, 대체업무개발 미진과 국제
경쟁력 약화등을 주요 요인으로 들고 있다.

그리고 의기소침해 있는 일본은행에 현시점에서 시장여건과 고객의
은행에 대한 신뢰도등 여타은행과의 경쟁에 유리한 점들을 상기시키면서
조심스럽게 정보통신 인프라등의 미비로 인한 열세를 극복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일본 은행경영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여러 사례들을 통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저자는 "지점제일주의"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점을 재구축하고
점포의 다양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취급업무와 상품을 획일적으로 모든 점포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
각 점포고객의 특성과 필요에 부응하는 업무와 상품으로 점포의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멀티미디어뱅킹은 소매금융시장을 크게 변화시킬것으로 기대되고
비용면에서 지점을 통한 판매보다 우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나친 가격경쟁은 피하고 다양한 서비스경쟁을 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명감에서 잉태되는 실버금융활성화,유망기업의 창업육성,
중소기업과 지방경제의 자립지원등의 금융활동을 통해 완전한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성공적인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은행이
아닌 "당신"의 은행이 돼야한다는 주장은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고 본다.

이승준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