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아 살기좋은 집"

고층빌딩의 숲에서 지친 도시인들에게 자연이란 늘 돌아가고픈 고향이다.

삶의 안식처가 돼야 하는 보금자리는 약간 헐렁한 옷처럼 편안해야
하는 법.

흙과 나무와 태양빛이 어우러져 항상 자연의 냄새를 맡을수 있다면
고향집에 안긴듯 푸근할 것이다.

토털디자인 (396-2334)의 문신규 대표가 설계한 종로구 평창동 너와집은
전통가옥의 이미지를 살려 편안함이 느껴진다.

나무기와 호박돌 등 자연소재를 사용한 외장이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주변환경과 하나인듯 조화를 이룬다.

이집의 실내와 바깥쪽 뜰은 툇마루형식의 매개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내부의 안정감과 외부의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수 있는 구조로 우리의
전통적 생활습관에 익숙한 패턴이기도 하다.

내부공간은 경사지고 부정형인 대지형태를 그대로 살려 설계했다.

깎아 다듬기보다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여 나름대로 특색있는 공간을
갖도록 한 것.

억지로 정방형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손실이 적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은 작은 실내미술관으로 활용할수 있게 했다.

우툴두툴 자연미를 살린 벽면엔 각종 소품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돌출부분을 만들었다.

양쪽으로 갈라지는 계단사이의 공간도 마찬가지로 이용가능.

부분조명의 위치 등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창의 위치와 크기를 적절히 조절해 낭비없는 자연광의 이용을 꾀한 점도
눈에 띈다.

남쪽에는 가능한한 창을 크게 내어 필요한 자연광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다른 방향의 벽면에는 환기정도만 가능토록 창을 뚫어 상대적으로
넓은 벽면을 활용할수 있게 했다.

마당이 좁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하에 꾸민 정원도 이집의 독창적인
공간이다.

벽면은 벽돌로 처리하고 천장을 뚫어 나무들이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바닥엔 자갈을 깔고 군데군데 자연석을 놓아 정원의 이미지를 한껏 살렸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