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의 "에드우드", 존 세일즈의 "론 스타", 크리스 제롤모의
"시티즌X".

명감독이 만든 화제의 미개봉 미국영화 3편이 안방을 찾는다.

이들 영화는 웬만한 영화팬이라면 국내에 들어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을
만한 특색있는 작품들.

흥행의 덫에 걸려 극장에 걸리지 못한 채 비디오로 출시됐다.

스크린에서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브라운관을 통해 접할 수
있게된 것도 나니아들에겐 반가운 일.

극장개봉작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눈여겨볼만한 수작들이다.

"에드우드"(94년작)는 생전에 할리우드 사상 최악의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은 에드워드 우드의 삶을 그린 전기영화.

그러나 일반적인 전기영화에 담겨 있는 역경 감동 위대성등의 요소는
찾아볼 수 없다.

"비틀주스""유령수업""가위손""배트맨"등을 만든 팀 버튼은 하루에
20~30신씩 촬영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찍는 법이 없으며 6만달러정도의
제작비로 단5일만에 영화 1편을 끝내는 우드의 기막힌 작업을 흑백화면에
유쾌하게 담아낸다.

레슬링선수가 문에 부딪쳐 세트가 흔들려도,소품으로 세운 비석이
쓰러져도 우드는 언제나 "됐어.완벽해.즉시 현상하도록"만을 외쳐댄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영화들로 평생 악평을 달고 다니지만 항상 자신의
천재성을 믿고 열정을 유지하는 우드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실제로 당대의 오손 웰즈 감독처럼 인정받고 싶었던 우드는 사후에
컬트영화팬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는다.

"길버트 그레이프" "베니와 준" "가위손"의 조니 뎁이 우드역을 맡아
열연한다.

브에나비스타 출시.

"메이트 원" "패션 피시"등을 만든 존 세일즈는 진보적인 색채와 탁월한
이야기꾼의 문체로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거장으로 추앙받는 감독.

세일즈의 최신작인 "론 스타"(96년작)는 40여년에 걸친 미국 텍사스주의
인종문제와 계급갈등을 수사영화스타일로 날카롭게 파헤친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지역인 텍사스의 리오카운티.사막을 순찰중이던
한 군인이 누군가의 유골을 발견한다.

유골의 주인공은 오랜기간 실종상태였던 이 마을의 전임 보안관 찰리.

새로 부임한 보안관 샘이 이 사건의 조사를 시작하면서 영화는 찰리에게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과거와 사건을 풀어나가는 현재가
교차된다.

"타임 투 킬"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매튜 매커너히, 크리스 쿠퍼,
엘리자베스 페나 등 연기파배우들이 호연한다.

인터넷 선정 96최고의 영화, 미국평론가협회 선정 96 10대영화.

우일.

"시티즌X"는 82년 러시아 돈강 유역에서 발생한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을
영화화한 미스터리 수사물.

52명을 살해하고 사라진 살인자를 8년동안 추적하는 한 수사관의 집념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수수께끼처럼 흩어진 조각난 진실을 맞춰가는 드라마틱한 수사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살상현장의 참혹함, 인간이기를 거부한 살인행각을 재현한 영상은
충격적이다.

인간의 잔악함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

"크라잉 게임"의 스티븐 리아가 주인공 부라코프역을 맡았다.

도널드 서덜랜드는 이 작품으로 96골든글러브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영성.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