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진석 주교)는 6일 97 춘계 정기총회를
마치고 주교단 공동사목교서를 발표했다.

주교단의 공동교서 발표는 90년대 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이 사목교서는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는 천주교 신자들의 자세와
사목지침을 담고 있다.

주교단은 이번 총회에서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인간복제 문제와
관련, "이는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정면 배치될 뿐만 아니라 가정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인간복제 관련 실험금지법
제정을 정부와 입법부에 청원키로 했다.

또 98년 4~5월 열릴 아시아주교대의원회의에 각 교구 주교들은 물론
주교회의 차원에서 아시아의 복음화와 하느님의 구원계획 등 의제개요에
대한 공동 답변서를 작성해 제출키로 했다.

이날 교서를 통해 주교단은 "사람들의 정신이 빠른 속도로 오염되고
무너져 가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최근의 의정파행과 대형 정경유착
사건은 우리사회에 부정부패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갑자기 불어난 외형에 자만하지 말고 초대 공동체의
정신을 실현토록 해야 한다"면서 "본당이나 교구, 지역의 경계를 넘어
그리스도 안에 형제로서 가진 바를 서로 나누고 북한 형제들에게도
동포애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 주교단은 84년 천주교 전래 2백주년 행사때와 89년 서울
세계성체대회 때 공동사목교서를 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