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감독이 만든 영화 2편이 15일 동시에 국내 관객을 만난다.

97년도 아카데미상 7개부문 (작품 감독 여우주연 남우조연 각본 촬영
편집상) 후보에 오른 "파고" (감독 에단&조엘 코엔형제)와 "레즈비언 필름
느와르"를 자처하는 영화 "바운드" (감독 래리&앤디 워쇼스키 형제)가
그 작품들.

이 두 작품은 감독외에도 강력 범죄가 전개되다가 상식을 뒤엎는
등장인물의 성격때문에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범죄 스릴러물이지만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품고 있는 셈이다.

"파고"는 코아아트홀, "바운드"는 동아극장에서 개봉된다.

"파고"는 "분노의 저격자" "바톤 핑크" 등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넘치는
블랙유머로 유명한 코엔형제가 만든 영화.

87년 미국 중부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유괴사건을
소재로 했다.

빚을 갚기위해 청부업자들에게 아내 납치해달라고 부탁해 장인에게서
몸값을 받아 내려한 사내의 이야기가 줄거리.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계략의 성격과 엄청난 결과에
비해 턱없이 어수룩하고 멍청한 등장인물들.

납치극을 꾸민 주인공 룬더가드 (윌리엄 메이시)는 납치극이 필요없는
상황이 됐는데도 납치범의 연락처를 적어놓지 않아 중지지시를 내리지
못하고 청부업자들은 이처 새차에 번호판을 달지않아 경찰에게 추격
당하다가 조바심에 결국 경찰을 쏜다.

실수는 연속적인 살인을 낳아 결말은 모두 7명이 화면을 흰눈으로
뒤덮으며 죽는 것으로 끝난다.

유일하게 똑똑한 사람은 살인사건 수사가 처음인 시골 경챨서장 마지
군더슨 (프랜시스 맥도먼드).

어수룩한 표정에 만삭의 몸을 뒤뚱거리면서도 예리하게 현상을 꿰뚫어
보며 사건을 밝혀낸다.

맥도먼드는 조엘 코엔 감독의 실제 아내.

96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제목 "파고 (Far-go)"는 주인공과 청부업자가 처음 만나 음모를 꾸민곳의
지명.

물욕에 눈이 먼 멍청한 남자가 "너무 멀리까지 갔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바운드"는 무시무시한 범죄집단 마피아 조직원들이 순진무구(?)한
레즈비언 2명에게 멋지게 골탕먹는다는 줄거리.

"레즈비언 필름"이라는 홍보문구에도 불구하고 레즈비언의 행태는 별로
부각시키지 않았다.

마피아 조직원 시저의 정부인 양성애자 바이올렛 (제니퍼 틸리)과
배관공 코키 (지나 거손)는 같은 아파트에 살며 몰래 정사를 나누는 사이.

시저가 조직의 자금 200만달러를 보관중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된
이들은 몰래 돈을 빼낸 결심을 한다.

이들은 이 절도를 다른 조직원이 저지른 일로 꾸미는데 이 과정에서
보스로부터 시저까지 모두 4명의 마피아 단원을 죽이게 된다.

영화의 결말은 코키의 털털이 트럭에서 만나던 이들이 새 차를 사서
멋지게 출발하는 장면.

래리&앤디 워쇼스키 감독은 27년간 함께 작가 감독 제작자로 일해왔으며
"매트릭스" "어쌔신" 각본으로 유명하다.

코키역의 지나 거손은 영화 "쇼걸" (감독 폴 버호벤)에서 클럽의 디바,
바이올렛역의 제니퍼 틸리는 "브로드웨이를 쏴라" (감독 우디 알렌)에서
올리브역으로 주목받았다.

지나 거손의 남성적인 연기는 "제임스 딘이나 말론 브란도의 분위기가
느껴질 만큼 뛰어나다"는 평.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