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계동 노원전철역 근처 "춘향골남원추어탕"(대표 임순례)은 정통
남원식 추어탕을 끓여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남원식 추어탕의 비결은 자연산 미꾸라지와 시래기 등 재료의 선택에 있다.

이 집에선 양식 미꾸라지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남원장날이 열릴 때마다 남원을 방문, 내수면 어업허가를 소지한
사람들로부터 직접 미꾸라지를 구입한다.

양식 미꾸라지는 뼈가 억세 추어탕에 사용하기 부적절하다고 임씨는
설명했다.

자연산 미꾸자리와 함께 남원식 추어탕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시래기.

다른 지방의 추어탕에서는 보통 배추우거지로 맛을 내지만 남원식
추어탕은 담백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무청을 말린 시래기를 고집한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시래기는 전남 구례의 친척집에서 기른 조선무 시래기.

미꾸라지에 굵은 소금을 흩뿌려 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다음 가마솥에 푹
삶으면 뼈와 살이 어우러진다.

미꾸라지의 진액이 우러나면 이를 맷돌에 갈아 가시 등이 씹히지 않도록
부드럽게 한다.

여기에 된장을 풀고 들깨 간 것과 시래기를 넣고 푹 끓여낸 다음 지리산
산초를 약간 뿌려 비린내를 가시게 한 것이 남원식 추어탕(1인분 6천원)으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럽다.

미꾸라지 숙회(대3만원)도 일품이다.

돌판에 호일을 깔고 감자를 놓은 다음 그 위에 참기름에 볶은 미꾸자리를
얹고 미나리 양파 당근 팽이버섯 등 야채와 버섯 등을 덮어 쪄내는 미꾸라지
숙회.

상추에 미꾸라지와 야채 등을 얹어 먹는 음식으로 맛이 고소하다.

전골(대 3만원, 중 2만5천원)은 숙회와 같은 재료에 들깨를 갈아 넣고
미꾸라지 육수를 넣어 끓인 음식.

모주(1잔 1천5백원) 한잔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미꾸라지 튀김은 간식용으로 적당하다.

전라도 남원에서 30년동안 추어탕을 끓여왔다는 임씨는 "추어탕은 단백질
철분 회분 칼슘이 풍부해 보신 및 보장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장이 허한 사람이나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고 말했다.

좌석 40석.

937-9936

< 박준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