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에는 딱딱한 단추보다 부드러운 리본으로 여미세요"

리본여밈 옷이 늘어났다.

재킷이나 코트는 큼직한 단추로 단단히 여미는 것이 정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늘고 부드러운 천 (때로는 끈)으로 리본처리하는
옷들이 많아졌다.

국내 브랜드중 리본여밈을 가장 많이 선보이는 곳은 "오브제" (대표
강진영)와 "옷신령" (대표 임수정).

오브제는 올봄 "공주풍" 연장선상의 장식성 강한 옷을 내놓으면서
한벌에 하나 꼴로 리본여밈을 선보였다.

여밈에 구멍을 내 가는 끈을 통과시켜 리본매듭을 맺은 재킷이 가장
대표적인 형태.

이밖에 끈과 몸체를 리본으로 연결한 탱크톱과 목둘레선에 작은 리본을
4~5개 단 블라우스 등 장식성을 최대한 부각시킨 옷들이 눈에 띈다.

"옷신령"에서는 단정한 예복풍 정장에 리본을 달았다.

오브제의 재킷이 가운데 여밈으로 발랄한 멋을 내는데 비해 여밈을
약간 오른쪽으로 돌려 조신한 분위기를 냈다.

디자이너 트로아조씨의 의상에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재킷이 여럿
있다.

디자이너 이광희씨는 파스텔톤 니트재킷의 위쪽 끝에 리본을 묶어
귀엽고 여성적인 느낌을 냈다.

나산패션연구소 김은경 주임연구원은 "리본여밈의 등장은 로맨틱무드와
세기말적 파격의 합작품"이라고 정의한다.

올 봄 로맨틱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프릴 러플 리본 등의 장식이 대거
등장한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러나 리본은 원래 하늘하늘한 드레이프성을 살리기 위해 얇은 감으로
만들었고 이 때문에 코트나 재킷같은 겉옷에는 쓰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파격적인 세기말적 경향이 가세하면서 이런 금기가 깨졌다는 것.

리본여밈은 해외브랜드에서도 심심찮게 보인다.

존 갈리아노는 짚시풍의 레이스 블라우스와 랩스커트를 모두 긴
리본으로 여몄다.

아르마니는 흰색 쉬퐁드레스에 같은 원단을 랩스커트처럼 둘러 끝을
리본여밈으로 처리했다.

베르사체가 올 봄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러플달린 실크원피스 또한
리본여밈이며 클로드 몬타나는 간결한 정장바지에도 벨트대신 같은감
리본을 묶어 내놨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