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국문학도가 "싱할라로 배우는 한국어"
(한국국제협력단 간)를 펴냈다.

주인공은 이화여대 국문과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뒤 스리랑카에서
3년간 국제협력단 청년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귀국한 김민애씨(29).

"현지 한국공장에서 일하려는 사람들과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만들었어요"

전 3권으로 나온 이 책은 스리랑카 개방대학과 13개 국립대 도서관에
보내져 한국어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내에 있는 5천여명의 스리랑카 근로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각
사회봉사단체에 제공할 생각입니다"

김씨는 "스리랑카에서 한국어는 일본어 다음으로 인기있는 외국어"라며
"특히 1백여개나 되는 한국기업의 현지 중간관리자들이 가장 열성적"이라고
밝혔다.

산업연수생제도가 생기면서부터 불기시작한 한국어 학습열풍은
한국기업과의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으로까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고. 그는 수도 콜롬보에서 토.일요일 6시간,
수.목요일 3시간씩 강의했다.

"우리말과 어순이 같은데다 낱말도 비슷한게 많아요.

"엄마"를 "암마", "아버지"를 "아바지", "고추"를 "고치"로 부르죠.

그래서인지 한국어와 쉽게 친숙해지고 2~3개월 뒤면 서툴지만 장난도 칠
정도예요.

한번은 "생선님 안녕하세요"라는 크리스마스카드를 받고 폭소를
터뜨렸죠"

그는 내전과 가뭄으로 전기공급이 자주 끊겨 애를 먹었다며 사흘동안
물 한컵으로 세수하고 손발까지 씻으며 촛불수업하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과의 교역규모가 커지고 있는데도 공식적인 어학교육과정이 없어
아쉬워요.

일본의 경우는 공인자격시험이나 표준화된 교재가 있고 성적우수자는
무료로 산업연수 등을 시켜줘 호응이 큽니다.

우리는 아직 이같은 제도가 없어요"

그가 2년계약을 연장, 제2의 도시인 캔디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인학교 국어교사까지 맡았던 것도 우리말을 알리려는 열정때문이었다.

"경제협력이나 문화교류를 위해서는 말을 가르치는 일부터 해야합니다.
정부차원의 배려가 시급해요"

지난해말 귀국한 그는 3월부터 서울대 어학연구소에서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칠 예정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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