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간의 독무는 가능한가.

한가지 테마로 50분간의 독무에 도전하는 젊은 무용가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현민(29)치 (한성대 강사).

그는 28일과 3월1일 이틀동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프랑스 남자를
사랑했던 내가..."라는 제목의 솔로 공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국내 무용계에서 15분 이상의 독무가 시도된 적은 거의 없었다.

현대무용이나 발레의 경우엔 5분, 템포가 느린 한국무용의 경우에도
15분이 한계로 인식돼 있는 것.

그 이상 춤을 추면 무용가 자신이 지치고 역량 또한 바닥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객들도 한 사람이 계속 춤을 추면 지루하게 느낀다는게 무용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최씨는 "50분간의 독무가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그러나 춤에 대한 열정과 풍부한 감정으로 관객을 대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무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번 작품은 외형상으로는 한 "프랑스 남자"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주제.

1부에선 끓어오르는 사랑의 감정으로 춤을 고조시켜 나가고 2부에선
그 감정을 과감히 폭발시켜 클라이막스를 맞는다.

평정심을 되찾게 된후 이어지는 춤은 "춤을 위한 춤".

이를 이끌어가는 힘은 바로 춤에 대한 열정.

춤을 전개하는 축이 프랑스 남자에 대한 "감정"에서 춤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최씨는 관객과 호흡을 같이 하고 관객들이 춤에
빠져들게 할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씨는 91년 국비장학생에 선발돼 미국에서 5년동안 공부하고 지난해
귀국했다.

이번 무대는 귀국 신고식인 셈.

그가 이번 공연에서 장시간의 독무로 관객을 빨아들일수 있을지에
무용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