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기획 (대표 채수삼)이 올 세계 영화계 최대 화제작인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외화 평균 수입액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수입, 화제가 되고
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영국인 환자)는 97년 골든글로브 극영화부문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 현재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아카데미상 12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지난해부터 영상사업을 본격화한 금강기획은 96년말 미국 미라맥스사와
이 영화의 판권계약을 끝내고, 아카데미상 시상식 (3월24일)에 맞춰
국내에서 개봉키로 했다.

수입가는 1백만달러미만.

화제작의 수입가가 2백만~4백만달러인 현실에 비춰볼 때 이 회사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보장받은 필름을 "쌀눈 고르듯" 선별해내
영화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액자소설처럼 2개의 얘기를 한데 엮은 사랑의
대서사시.

2차대전이 끝나기 직전, 북부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

온 몸을 붕대로 감은 한 남자가 누워있다.

너무 심한 상처때문에 얼굴도 국적도 알아볼수 없어 그냥 "잉글리쉬
페이션트" (영국인 환자)로 불리는 그는 헝가리탐험가 알마시 (랄프 파인즈).

그 곁에서 헌신적으로 치료하는 간호사 한나 (줄리에트 비노쉬).

영화는 죽음을 앞둔 알마시가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얘기를 한나에게
들려주면서 열기를 더한다.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사막.

국제지리학회 조사팀의 일원인 알마시는 사막지형을 살피던중
경비행기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영국인 부부를 만난다.

제프리와 그의 아내 캐서린 (크리스틴 스톳 토마스).

지적이고 아름다운 캐서린을 본 순간 알마시는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캐서린 역시 태연한 척하지만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던 어느날 동굴탐사 도중 모래폭풍때문에 고립된 두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격정속으로 휘말려든다.

사막의 모래바람보다 더 뜨거운 둘의 사랑은 곧 남들의 눈에 띄고 이를
눈치챈 제프리는 배신감에 치를 떤다.

분노에 찬 그는 캐서린을 경비행기에 태운채 탐사중인 알마시에게
돌진한다.

알마시는 천행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제프리가 죽고 캐서린은 엄청난
부상을 입는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캐서린을 동굴로 옮긴 알마시는 작은
손전등과 헤로도투스의 책, 그리고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구원을 요청하러 떠난다.

하지만 사흘 밤낮을 걸어 도착한 연합군 기지에서 그는 신원이 불확실
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설상가상으로 군인을 폭행해 갇히는 신세가
된다.

절망하던 그는 아슬아슬하게 이송열차에서 탈출, 경비행기를 구해
동굴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곳엔 이미 싸늘하게 식은 캐서린의 시신과 그녀가 남긴
편지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시적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화"
라는 평에서 알수 있듯 에로틱하면서도 격정적인 사랑으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피아노"를 섞어놓은 듯한 감동"을 준다.

지난달 골든글로브 극영화부문 최우수작품상과 작곡상을 동시 수상했을때
"영국의 미국침략"으로까지 불린 수작이다.

감독 안소니 밍겔라.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