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관장 최근덕)이 중앙종무기관과 전국의 2백35개 향교 및 1백개
서원을 한데 아우르는 범유교재단 설립을 추진한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최근 발표한 97년 사업계획을 통해 "유교재산 보존 및
관리를 위해 63년 설립된 현재의 재단법인 성균관이 유교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2월19일 열리는 유림총회를 통해 범유교 차원의 새로운
재단 설립을 결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종무 주도권을 놓고 행정기구인 성균관과 재단법인
성균관 (이사장 김상구)사이의 알력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성균관이 새로운 재단 (가칭 "재단법인 유교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첫째는 기존의 재단법인 성균관이 재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내부
갈등만을 조장해 유교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둘째는
"향교재산관리법"에 따라 각 시.도에 향교재단이 따로 설치돼 있어
재단법인 성균관의 권한이 실질적으로 지방향교에 미치지 못한다는
문제인식이다.

특히 성균관은 지난해 "유교헌장"을 공포하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으나 재단법인 성균관과의 껄끄러운 관계와 시.도별로 독자적인
체제를 갖추고 있는 향교재단에 대한 영향력 미약등의 문제로 인해
계획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따라 유교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유교 본연의 책무인
윤리선양과 도덕성 회복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전국의 유림을 한데묶는 새로운 재단설립을
추진하고 나선 것.

최근덕 성균관장은 "성균관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전국의 향교에서
1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출범할 새 재단법인은 해방직후 성균관대 설립을
위해 전국의 유림들이 나섰던 1차 결사에 이은 두번째 결사"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늦어도 5월까지 재단 설립을 완료하고 이후 유교발전에 장애가
돼온 "향교재산관리법"을 대폭 개정해 유교조직과 운영의 일원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그러나 다수의 지방향교 및 서원의 지지를 받는다 해도 기존의
재단법인 성균관 및 이해가 엇갈리는 각 시.도 향교재단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재단법인 성균관의 경우, 현재 최근덕 성균관장이 재단을 배제한채
성균관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등 유림사회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며
성균관장직 및 유도회중앙회장직 사퇴권고안을 결의해 놓은 상황이다.

이밖에 성균관은 <>국제유교연합회 (ICA) 15개 회원국과의 연계사업
활성화를 통한 한국 유교의 국제화 <>효사상 세계화운동 전개 <>유교조직
정비 및 유교인구 전산화 <>원로원 설치 및 평의원 개원 <>98년 성균관
건한 6백주년 기념사업 준비 등을 97년 7대사업으로 정해 적극 추진키로
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