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의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화랑들이 활로모색을 위해
생활미술소품을 판매하는 아트숍을 잇달아 개설, 대중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화랑들이 잇달아 아트숍사업에 진출, 일반에 대한 미술품 판촉에
나선 것은 그동안 주요고객이었던 일부 큰손컬렉터 및 기업과의 거래가
줄어든데다 미술시장 개방을 맞아 경영다각화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

또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테리어 등 장식소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데도 불구, 아직 미개척분야여서 전망이 밝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말 문을 연 현대화랑과 호암갤러리, 강남의 아트넷 등 기존의
아트숍은 아트포스터와 복제품 및 공예품, 미술관련 책자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의 형태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20일 가나화랑이 인사동북쪽 구민정당사 건너편에 개설한
가나아트숍 (734-1020)은 소규모로 운영되던 기존 아트숍과 달리 지하1층
지상3층 연건평 300평 규모의 공간을 모두 전시 및 판매공간으로 꾸민
대형 전문매장.

지하1층은 조각과 공예, 지상1층과 2층은 각종 아트상품 및 판화를
판매하는 매장, 지상3층의 경우 기획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유명작가들의 소품및 오리지널조각 판화등은 물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아트상품을 갖춘 것이 특징.

조각 및 공예작품의 경우 국내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1점당 에디션12까지
만들어 시중가의 절반수준에 판매하고 있다.

또 판화매장에서는 오수환 이종상 사석원씨 등 인기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아트상품코너에서는 기능성과 미적 감각이
조화된 완구 열쇠고리 브로치 의자 스탠드 수반 화병 시계 달력 재떨이
필통 촛대 CD수납장 보석함 액자 등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가격대 또한 다양해 3천원짜리 아트상품에서부터 1백만~2백만원대의
조각소품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이들 아트상품은 청담동 가나아트와 부천 LG가나아트, 그리고 케이블TV
하이쇼핑 (Ch45)에서도 함께 판매되고 있으며 앞으로 전국에 12개의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편 가나아트숍은 개관 기념전으로 29일~2월13일 임옥상 오수환 이왈종
고영훈씨 등 중진 및 중견작가 30명이 시계의 기능과 미술을 접목해 만든
새로운 형식의 작품 90점을 전시하는 "시간속으로의 여행-미술시계전"을
마련한다.

이어 2월24일~3월8일 "고암 이응노-판화.조각전", 3월13~22일 "장욱진
판화전", 3월26일~4월4일 "사석원 종이부조전" 등을 각각 열 계획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