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회적 시장경제시스템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 모델이
될 수 있는가.

모라이스 마이즈너 미위스콘신대교수(역사학)가 현재 진행중인 중국
경제개혁의 허실을 꼬집은 "등소평시대"(힐&왕간 30달러 원제 : The Deng
Xiaoping Era-An Inquary Into The Fate Of Chinese Socialism,1978-1994)를
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지금까지의 호의적 시선과 달리 사회주의 관료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결합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경제적 번영만을 강조하는 등소평의 접근은 정신이 죽은 관료적
자본주의(Bureaucratic Capitalism)를 낳았다고 말한다.

이는 문화혁명기에 숙청됐던 사람들이 파벌싸움을 통해 전문기술자를
밀어내고 기술관료로서 정치무대에 대거 복귀하면서 새로운 엘리트집단으로
등장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등소평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해야 할 이들이 자신의 치부에 더많은 관심을
두면서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여러가지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들이 새로운 자본가계층으로 변신하기 위해 자신들의 특권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저자는 이 엘리트그룹이 농촌지역의 경우
집단농장의 해체를 틈타 농촌유산계급으로 자리잡았으며, 도시지역의
경우 사적인 이익을 위해 그들과 친척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속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는 더많은 착취와 소외, 빈부격차, 그리고
도시와 농촌간의 사회적.경제적 격차의 심화라는 심각한 폐해를 낳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사회주의 정치와 자본주의 경제의 결합이 불러온 사회적
동요를 잘 꼬집어냈지만 경제개혁이 전체 중국인의 삶을 향상시킨 과정이
간과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과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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